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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자동차·조선 합친 것보다 큰 바이오헬스 점유율 1.5%…미국·스위스·이스라엘처럼 의사 과학자 키워야”

제1회 대학 기업가정신 토크콘서트-POSTECH(포항공대)편

지역 대학 중심 혁신, 미래 성장동력 확충 제안

美 바이오 점유율, IT·車 합친 것보다 큰데 韓은 1.5% 수준

포스텍에 50명 규모 의대 허용 신청…바이오클러스터 추진

대학 기술 실용화 가속·학생에 기업 인턴십 기회제공 필요

정부 R&D 과제 평가, 논문 중심서 창업 실적 등 다원화를

2일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포항공과대학교(POSTECH)편에서 사회자인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 유주현 포항공대기술지주 대표이사, 김서준 해시드 대표, 김무환 POSTECH 총장,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유성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 정운호 미국 실리콘밸리의 CLUMIO 대표, 김상우 POSTECH 산학협력단장 등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포항=오승현 기자




“미국 일리노이공대를 비롯 미국이나 스위스, 이스라엘 등에서는 공대가 의대를 만들어 병원과 함께 바이오헬스 산업을 키우는 게 글로벌 흐름입니다.바이오헬스 산업이 IT·자동차·조선 등을 합친 것보다 더 큰데 우리가 겨우 1.5%밖에 차지하지 못해서야 말이 됩니까.”

김무환 포스텍(POSTECH·포항공대) 총장은 2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포스텍편에서 “지방 소멸 문제가 심각한 화두인데, 지역에서 대학 중심 혁신이 일어나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해 차기 정권에서 포스텍에 의사 과학자와 공공의료 인력 양성을 위해 연간 정원 50명 규모의 의대를 허용해달라는 것이다. 공대·자연대 등과 의대 간 융합 연구개발(R&D)과 지역병원과의 활발한 임상을 통해 의료·바이오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그의 포부다.

김 총장은 “정부가 K-반도체와 랩센트럴 등 반도체와 바이오 허브 기지를 수도권에 선정했다. 이제는 지방의 거점대학을 혁신의 중심으로 삼는 전략이 필요하다”며 “대학의 좋은 기술을 산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고 비상 상황에서 30분 내 접근할 수 있는 좋은 병원을 구축해줘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포항에 반도체·소재·화학·신약 연구를 위한 3세대·4세대 방사광가속기를 비롯 바이오오픈이노베이션센터·생명공학연구센터·나노융합기술원, 제넥신과 한미약품 등 기업 연구소가 있는데 포스텍에 의대가 만들어지면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얘기다. 그러면서 포스텍 의대의 벤치마킹 모델로 지난 2015년 설립한 미국 칼일리노이의대를 꼽았다. 이 대학은 인근 칼파운데이션병원과 같이 의사과학자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와 김무환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총장,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 유성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이 2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POSTECH편에서 기업가 정신 고취 방안에 관해 대담하고 있다.


김무환 POSTECH 총장이 2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POSTECH편에서 포스텍 의대 설립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포스텍의 전반적인 롤모델은 교수와 학생 수가 비슷한 미국 칼텍”이라며 “하지만 학교 예산은 여러 제약으로 인해 칼텍의 3분의 1 수준”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다만 이제는 교수진의 세대교체도 마무리돼 2019년부터 3년 연속 연구비 수주가 매년 10%이상씩 늘어나고 있다며 업그레이드를 자신했다.

김 총장은 “포항은 철강뿐 아니라 이제는 바이오, 2차전지 등 다방면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한미약품이라든지 기업들이 지난 3~4년 간 야속한 투자금만 4~5조원에 달한다”며 “하지만 대학이 도시를 변화시키는 기반을 닦는데는 3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성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원장은 “많은 인재가 서울로 유출돼 인재 남방 한계선이 양재, 판교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며 “지방 소멸을 막고 부흥시키기 위해서는 포스텍에 의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RIST는 포스코그룹의 철강산업은 물론 2차 전지, 수소, 환경과 에너지 분야에서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기술을 실용화하는 연구를 담당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기관의 기술을 실용화하는 시스템과 문화·생태계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총장은 “왜 우리나라에서 mRNA 등 코로나19 백신을 아직 내놓지 못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며 “대학과 출연연, 기업, 정부가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기술 사업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내년부터 애플개발자아카데미와 제조업 R&D 지원센터를 구축해 글로벌 인재 육성과 지역 혁신역량 제고에 나설 것”이라며 “산업은행에서 포스텍 등의 기술에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 투자펀드도 결성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2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POSTECH편에서 사회자인 고광본(왼쪽부터) 서울경제신문 선임기자와 정운호 미국 실리콘밸리의 CLUMIO 대표, 김서준 해시드 대표, 김상우 POSTECH 산학협력단장이기업가 정신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유 원장은 “포스텍 등 대학들의 기술을 실용화하는 게 중요하다”며 “RIST가 창업 이후 데스밸리를 넘길 수 있도록 기술 양산화, 신제품 개발, 마케팅 지원 등 스케일업을 위해 역할을 다하겠다. 포스코도 직원 창업도 권장하고 벤처·스타트업 투자도 늘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기후변화 시대에 포스코도 오랫동안 고착화된 탄소환원제철법을 30년 내 수소환원제철법으로 바꾸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고 했다.

정운호 미국 실리콘밸리 CLUMIO 대표가 2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POSTECH편에서 창업 스토리를 설명하며 창업에 관해 조언하고 있다.


유성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이 2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POSTECH편에 참석해 대학과 출연연의 기술 사업화를 강조하고 있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가 2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POSTECH편에서 미래 흐름을 내다 본 한 발 빠른 창업과 투자를 강조하고 있다.


블록체인 분야 글로벌 투자자인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캐나다 워털루대의 경우 학생들에게기업 인턴십을 장려해 휴학하고 학부 2학년때 실리콘밸리 경험을 쌓도록 한다”며 “포스텍도 학생들에게 최소 6개월 정도 기업 인턴십을 시키고 글로벌 멘토단을 연결해주면 효과적일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내년부터 한 학기는 학생들이 캠퍼스를 떠나 국내외에서 인턴십 등을 하며 비대면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창업을 준비 중인 박흥준 포스텍 전기전자과 교수는 “박사를 따려면 의무적으로 유명 저널에 몇편의 논문을 발표해야 한다”며 “이제는 논문만 따질 게 아니라 기술 사업화라든지 평가 방법을 다원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실제 교수 임용·승진·재임용 평가와 한국연구재단 등의 정부 R&D 과제 평가에서도 논문 비중이 높은데 이런 현실을 고칠 때가 됐다는 것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클라우드 분야 유니콘인 정운호 CLUMIO 대표는 “대학에서는 스타트업 등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 배출이 중요하다”며 “창업은 누가 하는 것을 보고 자연스레 친구나 선후배들이 자극을 받게 된다”고 미국 경험을 공유했다.

2일 열린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POSTECH편에서 창업자와 예비 창업자들이 적극적으로 토론에 임하고 있다.


김상우 포스텍 산학협력단장은 “290여명의 정교수 중 70여명(20여명은 폐업)이 창업했다. 제넥신 등 3개의 교수 기업과 4명의 졸업생 기업이 상장해 4조원가량 시총을 기록 중”이라며 “포스텍 교수가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되고 포스코 계열사 임직원이 최고경영자(CEO)를 맡는 식으로 2개 창업팀이 실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토크 콘서트를 70여개의 스타트업이 입주한 포스텍 체인지업그라운드 빌딩에서 연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유주현 포스텍기술지주 대표는 “본격 활동한지 3~4년 됐는데 400억원가량 펀드를 운용하며 60여개 스타트업에 투자 중"이라며 “포스텍 안팎의 기술기반 스타트업 중 혁신성과 성장성을 갖추고 끈질기에 일할 수 있는 곳에 투자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이 2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POSTECH편에 참석해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우리 사회가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지 않고서는 생존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황철주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이사장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이제는 헝그리 정신이 아닌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며 “행복을 추구하며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반도체·디스플레이·태양광 장비 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을 1993년 창업했다. 당시는 국산은 나사 하나도 반도체 전공정 장비에 사용하기를 꺼리던 시절이었으나 기업가 정신을 갖고 과감히 뛰어 들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혁신 주체들 간 좋은 관계를 통해 큰 성공을 만들 수 있다”며 산·학·연·정과 스타트업 간 유기적 관계를 주문했다. /포항=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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