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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현민 KAIST 교수 “韓·실리콘밸리에 5개 스타트업…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 자부심”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KAIST편

올 의료 초음파 시장도 도전

교육·연구 병행하니 시너지

배현민 카이스트(KAIST) 전기전자공학부 교수가 9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카이스트편에서 ‘연구에서 창업으로’를 주제로 발제를 하고 있다./대전=오승현 기자




“보통은 졸업하고 대기업 등 안정적 직장을 가려고 하는데 남들 안하는 것을 해야 됩니다. 독창적인 것을 해야 다이아몬드처럼 희소성이 있어요. 저도 교육· 연구와 창업을 병행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죠. 창업을 하니 좋은 논문도 더 쓸 수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와 한국에서 5개의 스타트업을 연쇄 창업한 배현민 KAIST 전기·전자과 교수는 9일 ‘제1회 대학 기업가 정신 토크 콘서트’ KAIST편에서 “실리콘밸리 문화처럼 기업가 정신으로 창의적인 일을 했으면 한다. 저도 교수이지만 특이하게 5개 기술 기업을 창업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연구를 창업으로 연결해 국가 경쟁력을 키운다는 자부심을 토로하며 창업 보따리를 풀어냈다.

우선 그의 첫 창업은 지난 2006년 미국 일리노이대 박사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도교수와 공동 창업을 했고 탑저널에 최우수논문으로 게재하기도 했다. 지금 이 기술은 시스템 네트워크에 쓰이는 범용기술이 됐다. 하지만 2009년 KAIST로 부임한 뒤에는 논문 위주의 보수적인 학계 풍토로 인해 창업에 대한 딜레마에 빠졌다. 고심 끝에 미국에서 창업 경험을 자산으로 두 번째 창업에 도전했다. 배 교수는 “당시 학교 문화는 교수가 논문에 초점을 맞추고 창업을 극히 주저하는 분위기였다”며 “그렇지만 창업을 통해 학생들에게 경험을 전수하고 싶었다”고 술회했다.



2010년에는 미국 회사로부터 차세대 프로젝트를 제안받고 100기가 칩 개발사를 차렸다. 당시 정부 연구개발(R&D) 과제로는 자금이 부족해 소프트뱅크에서 투자를 받았다. 그는 “자동차에 비유하면 핵심인 엔진과 트랜스미션은 KAIST에서 개발하고 유리창과 바퀴 등은 외부 엔지니어를 뽑아서 진행했다”며 “1와트 이하로 동작하는 칩셋을 만들어 2015년 회사를 매각했다. 이를 인수한 회사는 현재 초고속 100기가칩 솔루션을 양산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목에서 배 교수는 실리콘밸리와 창업 생태계를 비교하며 창업 팁을 줬다. 그는 “한국에서는 기술창업 후 매출이 없을 경우 좋은 조건으로 투자받기 어렵다. 정부 R&D 과제가 개발에 큰 도움이 되고 시리즈B 단계에서 기술특례 상장에 필요한 자금을 모으는 게 유용하다”며 “큰 투자가 필요한 기술벤처는 실리콘밸리에서 하는 게 좋다. 특허를 낼 때는 그 기술을 경쟁자들이 회피하지 못하게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2014년 세번째로 창업한 세계 최초의 광패치 이용 두뇌 단층 촬영 기술을 상세히 소개했다. 이 기술은 뇌를 통과한 근적외선의 산란 패턴을 분석해 뇌의 어느 부위가 어떤 강도로 동작하는지 실시간 파악할 수 있다. 그는 “머리를 많이 쓰면 산소가 많이 필요하고 점점 붉은 색으로 나타난다”며 “뇌를 모니터링해 뇌출혈, 뇌졸중, 뇌부종, 우울증 등을 측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매일 몇백명씩 데이터가 쌓이고 있는데 조만간 KAIST에 이를 공개해 다른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그의 구상이다. 그는 자신의 기술을 참고해 미국의 페이스북 등을 비롯 억만장자인 브라이언 존슨과 세콰이어개피탈 등이 뇌 빅데이터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우리 정부가 많은 관심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배 교수는 2014년 네번째로 부도체인 플라스틱을 활용해 데이터 전송을 가능케 하는 스타트업을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했다. 아주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를 내는 점이 특징이다. 그는 “구리선과 광케이블의 문제점을 해결해 인류가 세번째로 만든 케이블”이라며 “미국에서 투자받고 기업가치가 상당히 커졌다. 실리콘밸리에서 검증 중인데 MIT와 인텔이 만들 것보다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 상용화 추진 단계까지 갔다”고 뿌듯해했다.

그는 올해는 의료 초음파시장에도 뛰어들었다. 그는 “건강검진 때 보면 영상 품질이 CT나 MRI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레드오션 시장이지만 창업에 뛰어든 배경”이라며 “MRI처럼 악성종양인지 양성종양인지 알아내는 초음파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초음파 기기에 소프트웨어를 장착하도록 라이선싱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배 교수는 “창의적으로 해법을 모색하려면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충분한 정보를 습득한 뒤 융합적인 접근을 통해 단순명료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대학은 인류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 R&D하고 기술 사업화하는 전진기지가 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이어 “기업가 정신을 갖고 독창적으로 도전해야 한다. 제발 남들 따라 하지 말고 자기 인생을 살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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