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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로 새로운 몰입의 경험"...연주자로 무대 서는 아나운서 김정현

취미 개발로 '가볍게' 시작한 피아노 연주

"음악 매력 빠져 최대 14시간 연습해봤죠"

경기피아노페스티벌 연주 공모 최종 7인에

마스터클래스 거쳐 18일 대극장서 연주회

"프로 연주자·전공자 존경 절로 우러나와"

18일 경기피아노페스티벌의 ‘스테이지 포 유’에서 아마추어 연주자로 무대에 오르는 아나운서 김정현/사진=경기아트센터




지난 15일 개막한 경기피아노페스티벌은 건반 선율로만 일주일의 프로그램을 채운다. 2011년 국내 최초의 단일 악기 축제로 출발한 ‘피스 앤 피아노 페스티벌’이 전신이다. 경기아트센터에서 진행 중인 올해 행사에는 부조니 콩쿠르 1위 박재홍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활약하는 피아니스트가 올라 솔로곡부터 피아노 배틀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공연을 선사한다. 쟁쟁한 일정 속에 눈길 끄는 무대가 있으니 바로 ‘스테이지 포 유’다. 피아노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만든 자리로 만 19세 이상의 피아노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연주 영상을 공모해 최종 7인을 선정했다. 전문가의 마스터 클래스를 거친 이들은 18일 대극장에서 공연을 펼친다. 그리고 이 ‘아마추어 고수’ 7인에는 MBC 아나운서 김정현이 포함됐다. 최근 서울경제와 만난 김정현은 “프로 피아니스트들도 서고 싶어하는 무대에서 연주의 기회를 얻게 돼 기쁘다”며 “한 곡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과 피땀을 갈아 넣는 연주자들이 새삼 존경스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정현의 피아노 사랑은 이미 유명하다. 몇 차례 아마추어 연주회에도 섰고, 방송을 통해 김광민·선우예권과 포핸즈(두 사람이 한 대의 피아노를 함께 연주)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원하는 소리가 날 때까지 최대 14시간 피아노를 쳐봤다”는 그의 손가락 끝엔 군살이 남아 있다.

직장인의 취미로 시작한 일이 근육 주사를 맞아가며 건반을 두드릴 만큼 일상의 큰 부분이 되어버렸다. 김정현은 “초등학생 때 피아노를 배웠는데, 예중·예고에 진학하지 않으면서 오랫동안 치지 않았다”며 “지난해 취미 개발의 느낌으로 가볍게 다시 시작한 게 일이 커졌다”고 웃어 보였다. 이렇게 연주에 빠질 줄은 본인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몸은 고될지언정 행복하다. “어릴 때 지녔던 순수한 열정이나 몰입을 어른이 되어서 경험하는 게 어렵잖아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몰입할 수 있는 무엇을 찾았다는 것 자체가 너무 소중하고 다행스럽죠.”



아나운서 김정현은 틈틈이 아마추어 피아노 공연이나 콩쿠르에 참가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첫 연주회 무대에서 피아노를 치는 모습./사진=본인 제공


피아노는 매일 친다. 퇴근 후엔 연습실로 출근하고, 연주회를 앞두고는 학원에서 주말을 날 정도다. 그는 “레슨을 받을수록 내 소리에 만족이 안 되고 오히려 피아노 칠 때의 행복감이 떨어지더라”며 ‘독한 연습’의 이유를 털어놓았다. 이어 “(곡을) 칠 때마다 늘 새로운 경험을 한다”며 “한번 알면 빠져들 수밖에 없는 게 클래식의 매력인 것 같다”고 말했다.

18일 무대에선 공모 당시 선보인 리스트의 메피스토 왈츠 1번을 들려준다. 오스트리아 시인 레니우의 ‘시로 쓴 파우스트’를 모티브로 작곡한 곡으로 현란한 기교가 필요한 난곡(難曲)이다. 김정현은 “어릴 때부터 좋아한 곡인데 어려워서 쉽게 도전하지 못했다”며 “칠 때마다 한계를 느끼지만, 낭만주의 음악 중 최고라 생각할 만큼 기교적으로나 음악적으로나 완성도 높은 곡”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피아노를 치고, 또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연주자는 물론 음악 전공자들에 대한 존경의 마음이 진심에서 우러나왔다. 누군가의 이름 앞에 붙는 ‘아티스트’라는 칭호의 가치와 무게도 다시금 느꼈다. 이번 공연에 대한 김정현의 겸손한 ‘의미 부여’는 그래서 더 와 닿았다. “프로 연주자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한 실력입니다. 하지만 이런 아마추어의 연주를 통해 피아니스트들이 얼마나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건반을 누르면 나오는 ‘당연한 소리’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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