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전체 버스의 약 40%를 차지하는 버스업체 노동조합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일(수능)인 18일 파업 돌입 여부를 놓고 밤샘 협상을 벌인 끝에 사측과 극적 합의를 이뤄냈다. 파업이 철회되면서 사상 초유의 수능일 교통대란은 피하게 됐다.
23개 버스업체가 모인 경기지역자동차노동조합(노조)는 이날 자정부터 오전 5시30분께까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에서 사측 대표와 2차 조정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이기천 노조위원장 등 노조 측 10여 명과 김기성 경기도 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및 사측 대표 10여 명이 참석했다.
양 측은 내년 중반기부터 단계적으로 1일 2교대제로 근무형태를 전환하는 데 합의했다. 또 경기도의회에서 노사정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내년 1월까지 1일 2교대제를 원활히 정착시킬 수 있도록 했다. 공공버스와 민영제 버스기사는 월급이 각각 10만원과 12만원 오른다. 또 경기도가 내년도 공공버스 운송원가 산정을 위한 연구용역을 발주할 때 호봉 승급 및 승급 기간 단축, 심야수당 신설 등이 반영되도록 적극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협상에는 경기공항리무진, 수원여객, 삼경운수, 성우운수, 용남고속, 용남고속버스라인(이상 수원), 경남여객(용인), 삼영운수, 보영운수(이상 안양), 서울여객, 명성운수(이상 고양), 선진상운(김포), 성남시내버스(성남), 남양여객, 제부여객(이상 화성), 소신여객(부천), 신성교통, 신일여객, 파주선진(이상 파주), 오산교통(오산), 의왕교통(의왕), 화영운수(광명), 가평교통(가평) 등 23개 사가 참여했다. 이들 업체의 총조합원 수는 7,192명이고, 운행차량 대수는 4,559대로 경기도 전체 버스의 44.2%를 차지한다.
노조 관계자는 "1일 2교대제로의 전환이 필수적이었는데 단계적으로나마 수용된 점이 뜻깊다"며 "협상 막판에 세부적인 논의가 늦어져 4시30분 전후로 출발하는 일부 지역 첫차 운행에 차질이 빚어진 데에는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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