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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현장에서] 마닐라서 바라 본 한-필리핀 경협의 미래

김인철 주필리핀 대사

개발협력 30주년 맞은 전략적 동반자

FTA 발효땐 무역·투자 활성화 물론

기후변화·백신 등 공동대응 지평 넓혀

포용적 성장 위한 노력 이어가야

김인철 주필리핀 대사




필리핀은 제2차 세계대전 4개 주요 전승국을 제외하면 대한민국의 첫 번째 수교국이며 지난 1950년에 미국·영국에 이어 총 7,420명의 병력을 파병한 세 번째 6·25전쟁 참전국이다. 코로나19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 국민 200만 명(필리핀 방문객 수 1위), 필리핀 국민 50만 명이 서로 방문했던 3시간 남짓 비행 거리의 가깝고도 친근한 이웃이다. 이처럼 한국과 필리핀은 진정한 우방이자 함께 나누는 가까운 이웃 나라로서의 토대를 굳건히 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2003년 미래지향적·포괄적 협력 관계로의 자리매김을 선언했으며 이제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의 격상을 모색하고 있다. 발효를 준비해나가야 하는 한·필리핀 자유무역협정(FT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올해 30주년을 맞이한 한·필리핀 개발 협력 파트너십 등은 전략적 동반자로서 미래 도전을 극복하고 포용적 성장을 향한 협력의 틀로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필리핀은 세계 13위 인구 대국이자 32위 경제 규모를 가진 국가로서 13~34세의 젊은 층이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젊고 역동적인 경제 구조를 지니고 있다. 2010년대에 평균 6%대 이상의 성장률을 지속했다. 2016년 출범한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 정부도 ‘빌드 빌드 빌드’ ‘국가비전 2040’ 등 정책을 추진했고 2019년 4분기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2위 성적인 6.4% 성장률을 달성했다. 그러나 2020년 불어닥친 코로나19로 아세안 국가 중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9.6%)을 기록했고 몇 주 전까지도 가장 엄격한 방역 정책이 시행됐었다. 그러던 필리핀 경제에 회복 조짐이 보인다. 지난해 2분기 -17%로 최저치를 기록한 성장률이 올해 2분기 12%에 이어 3분기에도 7.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무역과 외국인 직접투자도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반등했고 구매관리자지수(PMI)도 9월부터 50을 넘어서며 경기 확장을 전망하게 하고 있다. 현재 30%의 백신 접종률 제고 노력이 효과를 거두고 체계적인 방역이 유지된다면 내년도 경기회복 전망이 어둡지 않다.

지난달 말 타결한 한·필리핀 FTA가 발효되면 무역·투자 촉진이라는 경제 협력 강화뿐 아니라 전염병 확산, 기후변화 위기 등 국제적 도전에 공동 대응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협력의 틀이 마련될 것이고 백신 제조, 공동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협력,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공공·민간 프로젝트 증진 등 포용적 성장을 위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해갈 수 있을 것이다.



또 우리나라와 필리핀은 여타 아세안 국가 및 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와 함께 거대 경제권을 형성할 RCEP 서명국이다. 비준을 앞둔 필리핀은 시장 개방과 경쟁력 상실을 우려해 이에 부정적인 농업계를 설득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잦은 자연재해·기후변화에 의한 위기의 증폭, 취약한 인프라 기반 등에 대한 대책을 수립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필리핀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함께 들여다보고 농업협력위원회·수산공동위원회 등 양국 간 대화의 틀을 활용해 스마트 기술 협력 등 생산성 향상과 경쟁력 제고를 도울 수 있는 실질 협력 사업을 통해 필리핀 농수산 업계 등과 협력을 확대할 기회이기도 하다.

우리는 올해로 필리핀과 개발 협력 파트너십 30주년을 맞이했다. 규모 면에서 필리핀의 두 번째 양자 개발 협력 파트너로서 식수 시설 개선, 병원 증축, 재난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 코로나19 대응 긴급 지원 등 사회 곳곳의 취약한 부문에 한국과 한국 국민의 따뜻함을 공유해왔으며 앞으로도 포용적 사회와 경제를 향해 한 걸음씩 진전하기 위해 함께하는 노력을 계속 기울여야 한다.

얼마 전 필리핀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 위해 우리 대사관이 주최한 에세이 공모전에 태풍 ‘욜란다(2013)’ 피해 복구를 지원한 우리 아라우 부대에 통역했던 경험, 필리핀 경찰청 코리아 데스크에서 쌓은 한국 경찰과의 우정, 한국에서 평생 동반자를 만난 사연,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던 여아가 나눔 의료 사업으로 완치된 이야기, 참전용사 후손의 방한 경험기 등을 포함한 400여 편의 따뜻한 이야기가 접수됐다. 양국 국민들의 마음이 맞닿은 따뜻한 사연에서 사람 중심, 상생 번영, 평화 등 ‘3P 공동체’를 구현하고자 하는 우리 신남방 정책의 탄탄한 기반이 뿌리내리고 있음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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