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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나이브 부켈레




2019년 2월 3일 엘살바도르 수도 산살바도르 중심가. 청바지에 가죽 재킷을 입은 37세 청년이 단상에 올라 부패와 폭력 척결을 외쳤다. 이날 엘살바도르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으로 당선된 나이브 부켈레였다. 그는 1981년 산살바도르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팔레스타인 출신으로 사업가이자 이맘(이슬람 성직자)이었다. 부켈레는 대학에서 법을 전공했지만 중간에 그만두고 광고대행사를 창업했다. 그는 좌파 정당인 ‘파라분도 마르티 민족해방전선(FMLN)’에 입당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2012년 FMLN 소속으로 소도시 누에보쿠스카틀란 시장에 당선된 데 이어 2015년 산살바도르 시장으로 선출돼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그러나 2017년 내분을 조장했다는 혐의로 출당됐다. 이에 그는 중도 우파 정당인 국민통합대연맹(GANA) 소속으로 대선에 출마해 53%의 높은 지지율로 승리했다.

그는 집권하자마자 권위주의 지도자로 돌변했다. 취임 1년 만에 교도소 수용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갱단을 잡아들였지만 수감자의 인권에는 아예 눈을 감았다. 수감자 수백 명이 속옷만 입은 채 다닥다닥 붙어 앉아 있는 모습이 담긴 사진은 권위주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퍼뜨렸다. 반기를 든 검찰총장을 축출했으며 비판적인 판사도 교체했다. 친여 성향의 판사로 채워진 대법원은 현직 대통령 연임 금지 조항을 무력화해 부켈레가 재집권하는 길을 텄다.



부켈레는 9월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한 지 두 달 만에 ‘비트코인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1인당 3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해 포퓰리즘 행태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코로나19 장기화와 경제 위기가 겹치면서 전 세계적으로 대중 인기 영합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 선심 정책을 내세워 압승을 거뒀다. 대선 후보들은 현금 살포를 가장 손쉬운 득표술이라고 판단했는지 앞다퉈 포퓰리즘 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진정 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당장 표를 얻기 위한 돈 풀기 공약이 아닌 구조 개혁을 위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사탕발림으로 국민들을 또다시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엄청난 착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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