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의 원로 지식인인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차기 정부에 대해 ‘4기 민주당 정부’가 아니라 ‘2기 촛불정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명예교수는 “여당 내부나 대통령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촛불혁명을 이어간다는 마음을 초반부터 가졌었는지도 확실치 않고 지금은 거의 사라졌다고 본다”고 지적하면서 “국민들은 2기 촛불정부를 원하지 민주당 정권 4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백 명예교수는 23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창비서교빌딩에서 열린 신간 ‘근대의 이중과제와 한반도식 나라만들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이 정권 재창출을 위해 ‘4기 민주정부’라는 말을 쓰는데 대해 “정확한 표기가 아니며, ‘민주당 정권 4기’가 맞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촛불혁명의 가장 큰 성과는 거대 야당, 검찰, 사법부 등 기득권을 가진 세력이 민낯을 드러냈다는 점”이라며, 이를 계기로 사회 체질이 달라지면서 적폐가 곳곳에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이는 지금도 촛불혁명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고도 덧붙였다.
신간에서는 “자본주의적 근대에 적응하면서도 이를 극복하려는 양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이야기한다. 자본주의 체제에 문제점이 있는 이상 적응만 해서도 온전히 살 수가 없고, 나쁜 시대라고 극복에만 치중해도 안 되기 때문에 양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전 세계의 변화에 우리의 상황을 적용해 ‘한반도식 나라 만들기’를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그는 “남북이 점진적이고, 단계적이면서 창의적인 재통합 과정을 통해 온전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후위기, 환경문제에 대한 발언도 눈에 띈다. 백 명예교수는 “오래 전부터 관심을 뒀지만 집중적으로 고민한 지는 오래되지 않았다”며 “이젠 제대로 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도 망가지는 상황이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더 공부하고 발언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른바 ‘이대남’ 현상으로 불리는 20대 남성의 보수화 경향에 대해서는 “이런 말 하면 욕 먹을 텐데”라면서도 “못난 남자들이 사회 큰 문제 중 하나”라고 일갈했다. 백 명예교수는 “여성 차별을 철폐하자는 움직임에 남자들이 박탈감을 느끼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여성이 그간 받은 차별을 이겨내려 공부하고 노력하는 만큼 남자들이 박탈감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했느냐”고 반문하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해 선동하는 것은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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