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치솟는 유가를 잡기 위해 전략 비축유 5,000만 배럴을 시장에 방출한다. 백악관은 한국도 이에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2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백악관은 성명에서 유가 상승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비축유 5,000만 배럴을 풀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와 함께 “한국·영국·인도·중국·일본 등이 비축유 방출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석유 소비국이 미국 주도의 유가 잡기에 협력하는 것이다.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적절한 (석유) 공급을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와 협력해 모든 권한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바이든의 비축유 카드는 최근의 유가 고공 행진이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판단에서 구상됐다.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미국의 증산 요구를 거부하고 있어 비축유를 시장에 풀어서라도 유가를 잡겠다는 의도다.
앞서 미국은 한국과 인도·일본 등 주요 석유 소비국에 비축유 방출 동참을 요청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도 비축유 방출을 요청했고 중국은 이에 화답했다.
미국과 주요 석유 소비국이 비축유를 풀기로 하면서 OPEC+의 고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OPEC+는 지난해 코로나19가 터진 후 하루 1,000만 배럴 감산을 단행했다. 이후 경제 회복에 따라 올해 8월부터 하루 생산량을 한 달에 40만 배럴씩 늘리기로 했지만 미국은 수요 증가 대응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추가 생산을 요구해왔다.
OPEC+로서는 미국과 주요국의 비축유 방출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통신은 “잇단 비축유 방출 조치는 석유 시장을 통제하려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 중심의 OPEC+에 증산 거부 방침을 다시 생각하도록 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21일 기준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409달러로 7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미국은 자동차 연료 가격이 오르면 가계의 소비 여력이 곧바로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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