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곽상도 소환한 檢…50억 클럽 의혹 등 정조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권순일(62) 전 대법관을 27일 전격 소환했다. 검찰이 박영수 전 특별검사에 이어 이날 곽상도 전 의원, 권 전 대법관을 불러 조사하면서 이른바 ‘50억 클럽’ 등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권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권 전 대법관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된 건 그가 지난해 9월 퇴임 이후 두달 뒤인 11월부터 화천대유 고문으로 일하며 월 1,5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부터다. 지난해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당시 경기도지사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캐스팅보트를 쥔 상태에서 무죄 취지 의견 편에 섰고, 그 대가로 화천대유 고문이 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특히 화천대유 대주주이자 권 전 대법관 성균관대 후배인 김만배씨가 2019년 7월 16일부터 2020년 8월 21일까지 총 9차례나 방문자를 ‘권순일 대법관실’로 적고, 대법원을 출입했다는 점에서 그가 재판 관련 청탁의 연결고리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됐다. 김씨는 “동향 분이라 가끔 전화하고 인사차 방문한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으나 논란을 계속됐다. 오히려 대장동 개발사업자들로부터 금품을 받았거나, 제공을 약속받았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명단에 권 전 대법관이 포함됐다는 의혹마저 나왔다. 이에 따라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을 상대로 이 후보 사건 대법원 선고를 전후로 김씨와 잦은 만남을 가진 경위와 선거법 사건에서 무죄 취지의 의견을 낸 배경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권 전 대법관은 논란이 이어지자 화천대유 고문 자리에서 물러났다. 10개월간 일하며 받은 보수를 전액 한국자폐인사랑협회에 기부했다. 지난해 12월 1년 임기의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에 임명됐으나, 재임용 없이 이달 말 퇴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