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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사회
백신·현금으로 ‘아프리카 경제의 중국화’ 가속···직접투자도 美 제쳐

[글로벌 What] 中, 검은 대륙 장악 나선다

習 '中·阿 협력포럼' 개막연설서

"내년까지 백신 10억개 추가 제공

빈곤해소 등 9개 사업 공동시행"

팬데믹·미중 갈등 속 구애 성공

올 FDI 美 따돌리고 1위 전망





미국 등 서방 선진국들이 아프리카에 관심을 덜 쏟는 사이 중국이 두둑한 현금과 코로나19 백신을 무기로 이 지역에 대한 장악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올해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누적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가 미국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되면서 아프리카 경제의 중국화가 터닝포인트를 맞았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9일 화상으로 진행된 ‘제8차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 장관급 회의’ 개막 연설에서 “아프리카 국가들과 함께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대응을 강화하겠다”며 “내년까지 아프리카에 백신 10억 개를 추가로 제공하고 그 중 6억 개는 무상원조, 나머지 4억 개는 현지 국가에서 공동 생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무역과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중국의 경험을 살린 빈곤 감소 사업 등 9개 프로젝트를 공동 시행할 것”이라며 “개발도상국의 정당한 주장을 지지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공동 행동으로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은 지난 2000년 중국의 요청으로 시작됐으며 그동안 7번의 장관급 회의와 4번의 정상급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가 열릴 때마다 중국은 막대한 차이나머니를 쏟아부으며 아프리카에 대한 구애를 강화해왔다.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서구와 중국의 균형추인 아프리카를 장악하려는 의도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코로나19 대응이 중국의 아프리카 정책에서 중심이 되고 있다. 중국은 이달 11일 현재 아프리카 50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10개국에 17억 개의 코로나19 백신을 수출, 공급했으며 코로나19 백신 실행 계획에 1억 달러를 기부하고 개발도상국에 백신 1억 개를 무상 원조했다고 자랑해왔다. 중국·아프리카비즈니스카운슬의 왕샤오융 부회장은 “팬데믹 이후 중국과 아프리카는 단결해 서로 도우며 나란히 싸웠다”면서 “서방에서 과장하는 채무 함정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행사는 남부 아프리카에서 코로나19의 새 변이인 ‘오미크론’이 발생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들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아프리카 국가를 오가는 항공편을 대거 차단한 것과 비교됐다. 중국은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았다. 항공편이 적고 입국자에 대해 3주 이상의 격리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추가 조치가 필요 없다는 이유도 있다.

올해는 중국의 아프리카 경제 교류의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막대한 현금을 아프리카에 쏟아붓는 가운데 올해 중국의 누적 FDI는 미국을 넘어 세계 1위가 될 것이 확실하다. 세계은행(WB)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현재 아프리카 전체에 대한 중국의 누적 FDI는 474억 달러(약 57조 원)로 미국(475억 달러)에 근접했다. 중국은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9월까지 아프리카에 25억 9,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것이다.

아프리카의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에 이미 미국을 넘어선 후 지난해에는 25.6%로 미국(5.6%)에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중국과 아프리카의 무역액은 1조 3,400억 위안(약 250조 원)으로 27.4% 급증했다.

미국 외교 전문지 디플로맷은 “중국의 백신 외교는 서구에서 버린 것처럼 보이는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이미지를 강화했다”며 “아프리카의 지정학적 경쟁은 제로섬 게임이 아니며 공동의 이익과 책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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