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생과 친구의 여동생 등 지인들의 얼굴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서 내려받아 나체 사진에 합성·유포한 2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1심에서 ‘합성이 어설프다’는 이유로 일부 무죄를 선고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유죄로 뒤집히면서 형량이 늘어났다.
대전고법 형사3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허위 영상물 편집, 반포 등의 혐의로 기소된 20대 이모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또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7년 동안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A(23)씨는 지난해 8월쯤 온라인에서 발견하고 저장해 둔 여성 나체 사진과 남성 성기 사진 등에 초등학교 동창생이나 친구 여동생 등의 얼굴 사진을 붙여 편집했다. 동창생 등 얼굴 사진은 소셜미디어(인스타그램) 검색을 통해 얻었고, 그는 해당 합성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거나 다른 사람에게 다이렉트 메시지(DM) 형태로 보내는 방식으로 유포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같은 방식으로 지난해 11월까지 16회에 걸쳐 7명을 대상으로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만한 음란물을 편집·합성·가공해 반포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에 따르면 피해자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다.
1심 재판부는 "고도의 사진합성 기술이 쓰인 게 아니어서, 얼굴이나 몸체를 각기 다른 사람의 것을 합성했다는 게 쉽게 발견된다"며 "통상의 상식을 가진 일반인 입장에서는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으로 한 비정상적 성적 충동을 일으킬 만하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름과 계정 등 신상을 알고 있었다"며 "일부 피해자가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인식한 상태였던 만큼 단순히 합성이 조잡하다는 등 이유로 일부 혐의를 무죄로 본 원심은 잘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 조사 중에도 지속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며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을 크게 받았으나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도 하지 않고 있어 특별한 감형 사유가 보이지 않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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