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앞서 유행한 베타·델타 변이보다 코로나19 완치자를 재감염시킬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국립전염병연구소(NICD) 해리 몰트리 박사팀은 7일 의학 논문 사전 공개사이트에서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현재 유행과 베타·델타 변이 유행을 비교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완치자의 재감염 위험이 더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남아공에서 코로나19 양성 진단을 받은 279만7,000여 명의 데이터를 검토해 베타 변이에 의한 2차 유행과 델타 변이에 의한 3차 유행 당시의 첫 감염 위험과 재감염 위험을 분석했다. 그리고 이를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번 유행과 비교했다.
이들은 첫 감염으로부터 최소 90일 이상이 지난 후 다시 양성 판정을 받은 경우를 재감염 의심 사례로 분류했으며 이런 재감염 의심 사례는 모두 3만5,670건으로 집계됐다. 분석 결과 베타 변이와 델타 변이가 확산을 주도한 2·3차 유행 당시에는 첫 감염 위험은 커졌지만 재감염 위험은 낮았고 변화도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달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하면서 시작된 이번 유행에서는 재감염자 수가 급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완치자들의 재감염 위험이 일반인들의 첫 감염 위험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1차 유행에 비교해 2차 유행 당시의 재감염 위험비는 0.75로 추정됐으며 1차 유행과 비교한 3차 유행의 재감염 위험비는 0.71로 추정됐다. 그러나 1차와 비교한 이번 오미크론 변이 유행의 재감염 위험비는 2.39로 이전 1~3차 유행 때보다 완치자의 재감염 위험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오미크론 변이가 이전 감염에 의해 형성된 면역체계를 회피할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다만 오미크론이 확산하는 시점에 재감염이 급증한다는 점은 이것이 오미크론 변이에 의한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는 오미크론 변이가 상당한 수준의 면역 회피 능력을 갖췄음을 증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