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건강 팁:부정맥] 새로운 심장박동기 도입...심부전 위험·부작용 줄어

■ 박승정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정상인과 비슷한 심장 수축 유도

'무전극선' 감염률·합병증 낮춰

박승정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심장의 맥박이 매우 느려지거나 서맥성 부정맥이 발생하면 호흡 곤란이나 어지러움이 심해지고 때로는 실신하게 된다. 이렇게 느려진 심장을 다시 정상 속도로 뛰게 해주는 치료제가 있다면 큰 문제가 되지 않겠으나, 안타깝게도 그런 약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서맥성 부정맥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하고 안전한 방법은 심장박동기 삽입술이다. 인구 고령화에 따라 서맥성 부정맥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심장박동기 삽입술 시행건수도 매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09년에서 2016년까지 7년 동안 국내 심장박동기 삽입술 시행건수는 약 2,500건에서 5,000건으로 2배로 증가했다.

기존 심장박동기는 왼쪽 쇄골 밑 피부를 3㎝ 정도 절개하고 피부 밑의 정맥을 통해 가느다란 전깃줄 같이 생긴 전극선을 우심실 바닥까지 삽입해 고정시킨다. 그리고 심장박동기 본체를 피부 밑 주머니에 넣은 후 심장박동기 본체와 전극선을 연결하게 된다. 심장박동기 본체는 대체로 안정 시 1분에 60회의 전기신호를 만들어 내는데, 전극선을 통해 우심실에 신호를 전달함으로써 심장이 수축할 수 있도록 자극한다.

심장박동기 삽입술을 받으면 심장이 다시 정상 속도로 뛰게 되므로 호흡곤란, 어지러움, 실신과 같은 증상은 호전되거나 사라진다. 그렇다면 이제 아무런 문제가 없고 모든 것이 해결된 것일까. 안타깝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심장박동기로 인한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여전히 우리를 괴롭힐 수 있다. 심장박동기 삽입 후 흔히 겪게 되는 합병증은 심장박동기 유발 심부전과 심장박동기 관련 감염증이다.

심장박동기 유발 심부전은 시술 환자의 약 10~20%에서 발생할 수 있다. 심장의 수축력이 심하게 저하되면서 조금만 걸어도 호흡곤란이 발생할 수 있고, 심장 사망률도 5~6배 증가하게 된다. 시술 이후 심장 기능이 약화되는 이유는 심장박동기가 심장을 다소 비정상적으로 수축시키기 때문이다. 정상인은 전기 전달 시스템을 통해 우측 및 좌측 심장이 동시에 전기 신호를 받아 함께 수축하게 되지만, 박동기로 인한 심장 수축은 전기 전달 시스템을 통하지 않기 때문에 우심실이 먼저 수축하고 좌심실은 조금 후에 수축하게 된다. 심장 수축이 비대칭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정상 심장 수축에 비해 효과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기존 심장박동기(왼쪽)는 왼쪽 쇄골 밑 피부 아래 삽입하지만 무전극선 심장박동기(오른쪽)는 크기가 작아 심장벽에 직접 삽입할 수 있다. /사진 제공=삼성서울병원




다행스럽게도 최근 국내에도 새로운 심장박동기가 국내에도 도입되면서 박동기로 인한 심부전 위험을 현저히 줄일 수 있게 됐다. 새로운 심장박동기는 우심실이 아니라, 전기 전달 시스템을 직접 자극하기 때문에 정상인과 거의 유사하게 대칭적인 심장 수축을 만들 수 있다. 심장 기능의 약화를 막을 뿐 아니라, 일부 심부전 환자의 심장 기능을 향상시킬 수도 있어 최근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향후 더욱 많은 환자에게 확대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심장박동기 감염증은 종종 패혈증을 유발해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이다. 박동기 감염증은 항생제 치료만으로 해결할 수 없어, 반드시 항생제 치료와 함께 심장박동기 본체와 전극선 제거술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혈관과 심장 안에 삽입된 지 1년 이상 경과된 전극선은 조직과 유착되어 제거술을 매우 어렵게 만든다. 간혹 전극선 제거술 도중 심장이나 혈관에 손상이 발생하면 응급 개흉술을 시행해야 할 수도 있다.

최근 감염증 위험도가 매우 낮고, 설령 감염증이 발생하더라도 전극선 제거술이 필요 없는 새로운 무전극선 심장박동기가 도입됐다. 기존 박동기는 왼쪽 쇄골 밑 피부 아래 삽입하는 데 반해 무전극선 심장박동기는 땅콩 크기 정도로 매우 작아서 심장벽에 직접 삽입한다. 따라서 기존 심장박동기와 달리 전극선이 필요없게 된 것이다. 무전극선 심장박동기의 경우 시술 시간이 기존 심장 박동기의 절반 이하로 짧아서 30분 정도면 가능하고, 가슴에 피부 절개선과 같은 상처가 남지 않는다. 이러한 장점에 힘입어 향후 무전극선 심장박동기도 보다 많은 환자의 시술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심장박동기 관련 감염률을 낮추고, 전극선 제거술과 관련된 중대한 합병증도 상당히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에 따라 최근 심장박동기는 치료 기능 뿐만 아니라 진단 기능도 갖게 됐다. 뇌경색을 유발하는 심방세동, 수면 무호흡, 심부전 악화 등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진단 기능들이 심장박동기에 탑재되면서 향후 심장박동기 삽입술을 시행받는 환자들의 예후를 더욱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박승정 삼성서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이종환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발행 ·편집인 : 이종환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어썸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