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권위의 도로 사이클 대회 투르 드 프랑스에서 대규모 충돌 사고의 원인이 된 관객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9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브르타뉴 법원은 선수들의 생명을 위협하고 다치게 만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성에게 벌금 1,200유로(약 160만원)를 선고했다.
또한 법원은 원고인 프로 사이클 선수 단체인 프로라이더스협회(CPA)에 상징적인 의미로 1유로(약 1,300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검찰은 피고가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인정하고 후회하고 있다며 징역 4개월의 집행유예를 구형했다.
지난 6월 26일 프랑스 북서부 브레스트에서 랑데르노까지 달리는 첫날 경기에서 한 여성이 종이 펫말을 들고 도로로 갑자기 튀어나와 선두권을 달리던 선수들이 연달아 충돌했다. 당시 이 여성은 경기를 중계하는 카메라를 향해 '할아버지 할머니 가자(ALLEZ OPI OMI)'라고 프랑스어와 독일어로 적힌 팻말을 흔들었고, 이를 피하려던 선수가 넘어지자 뒤따르던 선수 50여명이 연달아 쓰러졌다.
이 사고로 다친 몇몇 선수들은 결국 남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다. 스페인의 마르크 솔레르 선수는 이 사고로 두 팔이 모두 부러지는 등의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여성은 자전거와 선수들이 뒤엉킨 아수라장을 뒤로한 채 대회장을 빠져나간 뒤 행방이 묘연했으나 사흘 만에 랑데르노에서 붙잡혔다. 지역 검찰은 해당 여성이 당시 함께 있던 파트너와 함께 심문을 받았으며, 독일계인 할머니에게 ‘애정 어린 메시지’를 보내고 싶었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법정에서도 투르드프랑스를 즐겨보는 조부모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었다며 “고의가 아니었다”고 진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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