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보경 성신여자대학교 총장이 교육부의 ‘2021년 대학기본역량진단’ 일반재정지원 대학 탈락에 책임을 지고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양 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난만큼 차기 총장에 대한 조기선거가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교육계에 따르면 양 총장은 지난 10월 22일 서울 성북구 성신여대에서 열린 전체교수에서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양 총장의 임기는 내년 6월까지로, 사퇴 표명 당시 기준으로 임기가 8개월 남았지만 역량 진단 탈락이 사퇴의 가장 큰 이유였을 것으로 학교 측은 보고 있다. 성신여대 관계자는 “양 총장은 지난 10월 전체 교수회의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며 교수대의원회에 빠른 시일 내에 차기 총장 후보에 대한 조기선거를 실시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역량 진단 탈락으로 학교 내 비판 여론이 일자 이를 책임지고 물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신여대 교수대의원회는 양 총장의 의견을 곧바로 수용하고 내년 3월 신임 집행부 출범을 목표로 차기 총장 조기선거 체제에 돌입했다. 양 총장의 임기 만료 시점이 6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라 시간이 지체되면 조기선거의 의미가 무색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한시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총장 후보자 선거 규정을 새로 제정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도 착수했다.
하지만 최근 총창 후보 조기선거 일정을 늦추려는 움직임이 감지되면서 조기선거 추진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자 교수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학내 안정을 위해서라도 조기선거가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교수대의원회는 최근 성명문을 통해 "대의원회는 지난 10월 29일 긴급회의에서 총장 후보 조기선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늦어도 신학기가 시작하는 내년 3월에 새로운 대학 집행부가 출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다"며 "현 상황에서 차기 총장 후보자 선거가 실시된다면 가급적 빠른 시일에 시행돼야 한다는 것에 대해 구성원들의 공감대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앞서 성신여대를 비롯한, 인하대, 군산대 등 52개 대학은 지난 9월 교육부의 대학 기본역량진단 평가에서 일반재정지원 대학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2015년부터 3년마다 시행되는 대학 기본역량진단은 재정 지원, 구조 조정 등과 직결돼 ‘대학 살생부’로도 불린다. 탈락하면 3년간 140억 원 가량의 재정 지원을 받지 못하는데다 ‘부실 대학’이라는 오명도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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