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첫 '한국계 여성' 연방고법 판사 탄생...주인공은 실리콘밸리 특허법 전문가

루시 고 판사/북부연방지법

미국에서 첫 한국계 여성 연방고등법원 판사가 탄생했다. 주인공은 실리콘밸리의 굵직한 특허 소송을 다루던 루시 고(53·한국명 고혜란) 현 캘리포니아 북부연방지방법원 판사다.

13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미 상원은 이날 고 판사를 제9연방고법 판사로 인준하는 안을 표결에 부쳐 50대 45로 통과시켰다.

제9연방고법은 미국 최대 고등법원으로 캘리포니아와 워싱턴, 네바다, 애리조나, 오리건, 알래스카, 하와이 등 서부 지역을 관할한다.



고 판사는 지난 9월 법원 구성의 다양성을 중시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으로부터 연방고법 판사 지명을 받았다. 앞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2016년 초 고 판사를 제9연방고법 판사로 낙점했으나 당시 야당인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 인준이 표류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표결에 앞서 “이민자의 딸이라는 고 판사의 배경은 '아메리칸드림'의 고무적 증거”라고 평가했다.

1968년 한인 2세로 태어난 고 판사는 하버드대에서 로스쿨을 졸업했다. 이후 캘리포니아주 검사보와 실리콘밸리의 유명 로펌 변호사로 활약했으며 2010년에는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그를 연방지법판사로 임명해 첫 한국계 연방지법 판사 기록을 썼다. 그는 실리콘밸리 로펌 변호사 출신으로 특허 및 상법 분야에 전문성을 갖췄다. 이를 바탕으로 연방지법판사 때도 삼성과 애플이 첨예하게 다퉜던 특허 소송을 맡아 전 세계 IT업계의 관심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