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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결산]부동산 투기에 흉악 범죄까지...국민 공분 들끓었던 2021년


<편집자 주> 코로나19가 2년을 꽉 채우면서 공식적인 ‘멈춤’이 사회 공통의 키워드가 됐지만 올해도 사건사고는 끊이질 않았다. 인재로 발생한 건물붕괴 사고에서부터 스포츠계 학폭논란까지 있었으며, 한 20대 의대생을 둘러싼 음모론은 올 상반기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상대방을 사랑한다며 역설적으로 상대방과 그의 가족들을 살해하는 스토킹 살해사건도 기승을 부렸고, 전국민을 공분에 차게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발 부동산 투기사건도 세상에 드러났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올해는 ‘치안은 곧 한국'이란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끊임없이 치안과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해야 한다는 교훈을 일깨워준 한해이기도 했다. 이같은 의미에서 서울경제신문 경찰팀이 올해 주요 사건사고 10개를 간추려 봤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發 부동산 투기 수사

지난 4월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부동산 투기 근절 및 투기이익 환수 위한 5대 과제 발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연합뉴스




지난 3월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으로 전국은 발칵 뒤집혔다.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이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3기 신도시 등 자사의 사업계획과 연관 있는 지역에 집단적으로 부동산 투기를 한 의혹이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것이다.

지난 3월 9일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는 남구준 신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게 정부 차원의 합동 특별수사본부를 설치하라고 지시했고, 합수본은 같은 달 10일 출범했다. 전국 시·도경찰청 수사 인력만 680여명이 투입됐고 금융위원회, 국세청, 한국부동산원 등에서 조사 업무를 도울 인원도 파견됐다. 구성원은 최종적으로 1,500명 수준으로 늘어났고, 수사 대상은 투기 의혹을 넘어 기획부동산 등 부동산 범죄 전반으로 대폭 확대됐다

수사결과, LH 사업 인허가권 담당자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등 몇몇이 구속됐다. 경기북부경찰청 부동산투기사범 특별수사대에 따르면 지난 3월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 출범 이후 10월까지 부동산 투기 사범 총 366명을 적발해 검찰에 송치(구속 5명)하고, 10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기소 전 몰수보전했다. 하지만 관심을 끌었던 국회의원 등 고위공직자들은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아 반쪽 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일기도 했다.

■꼬리자르기 의혹 커지는 ‘성남 대장동’ 수사



지난 8월31일 경기 지역 매체에서는 “이재명 후보님, 화천대유자산관리는 누구 것입니가”라는 제목의 기자칼럼을 인터넷에 싣는다.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의 수상한 자금 흐름에 대해서 전국민의 관심을 받는 기폭제가 된 칼럼이었다. 이후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시작됐고, 이 과정에서 경찰이 지난 4월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와 A 화천대유 대표에 대해 수상한 자금흐름이 있다는 사실을 금융정보분석원(FIU)을 통해 통보받은 사실도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개발사업 당시 인허가권자였던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이들 민간업자들에게 막대한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지만, 수사당국은 아직 이렇다 할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 등만 구속돼 있는 상태다. 안타까운 점은 대장동 민간개발 사업 당시 핵심 역할을 담당했던 유한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본부장에 이어 김문기 개발사업1처장까지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점이다. 2022년 대선을 앞두고 수사속도가 더딘 상황이라 대선 이후 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관심이 집중되는 형국이다.

■세 모녀 잔혹하게 살해한 김태현

김태현. /연합뉴스


올해 3월 23일 김태현(25)이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를 찾아가 세 모녀를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1월 온라인 게임에서 알게 된 A씨가 자신을 더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배달원을 가장해 A씨 집으로 침입했다. 김태현은 A씨가 없던 집에 찾아가 무방비상태였던 동생을 찌르고, 뒤이어 들어온 어머니까지 곧바로 살해했다. 이후 퇴근해 집으로 왔던 A씨도 살해했다. 1심 재판부는 "가족을 살해한 범행이 우발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김태현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김태현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구미 3세 여아 사망...외할머니가 친모였다

숨진 구미 3세 여아의 생모로 알려진 석 모 씨가 22일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월 10일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3세 여아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 김모(22)씨가 이사를 가면서 여아를 방치해 사망한 사건인데 여아의 DNA 검사 결과 친모는 김 씨가 아닌 외할머니(김 씨의 어머니) 석모(48)씨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석씨는 2018년 3월 말~4월 초 구미의 한 산부인과에서 김 씨가 출산한 아이와 자신의 아이를 바꿔치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은 석 씨는 항소심에서 검찰로부터 징역 13년을 구형받았고, 김 씨는 지난 9월 16일 항소심이 기각돼 징역 20년형을 확정받았다. 김씨가 낳은 아이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하다.

■배구 간판스타였던 쌍둥이, 학폭 논란에 퇴출

배구선수 이재영(왼쪽)과 이다영. /연합뉴스




올해 초 쌍둥이 여자배구 선수인 이재영·다영 자매가 학교폭력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제기됐다. 두 선수가 초·중학교 운동부 시절 학폭 가해자였다고 주장하는 피해자 증언들이 나왔지만 제대로 된 사과 없이 해명만 늘어놓는다는 비판이 확산됐다. 대한배구협회는 이들의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정지했고, 당시 소속팀인 흥국생명은 출장 정지 처분에 차기 시즌 등록까지 포기했다. 차세대 에이스로 꼽히던 두 선수는 국내 배구계에서 사실상 퇴출돼 현재 그리스리그에서 뛰고 있다.

■전자발찌 끊고 연쇄살인 저지른 강윤성

전자발찌 훼손 전후로 여성 2명 살해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지난 9월 7일 송파경찰서에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올 여름 성범죄 등 전과 14범인 강윤성(56)이 전자발찌를 끊고 연쇄 살인을 벌여 사회에 충격을 줬다. 지난 8월 26일 집에서 40대 여성을 살해한 뒤 이튿날 오후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한 강 씨는 29일 50대 여성을 차량에서 살해했다. 검찰은 강 씨를 강도살인 등 7가지 혐의를 적용해 구속기소했다. 법원이 강 씨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오는 2월 국민참여재판이 진행된다.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신고받고도 대응 못한 경찰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은 이웃 일가족 3명을 흉기로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40대 A씨가 지난 11월 24일 오전 인천시 남동구 남동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인천=연합뉴스


올해 11월 인천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층간소음으로 흉기난동 사건이 벌어졌다. 3층 주민인 A씨 가족이 몇 달 전 4층으로 이사 온 40대 남성 B씨를 찾아가 층간소음을 지적했고, B씨는 이에 불만을 품고 A씨 가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권총과 테이저건을 소지하고 있었지만 가해자를 제압하지 않은 채 현장을 이탈했고, 경찰 대신 A씨가 B씨를 제압해 경찰의 부실대응 논란이 커졌다. B씨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됐고, 현장에 있던 경찰관 2명은 해임됐다.

■광주 건물 붕괴, 이면에는 비리가

건물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 구역. /연합뉴스


올해 6월 광주광역시 학동 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철거 중인 건물이 갑자기 무너져 건물 앞 정류장에 정차하려던 시내버스를 덮쳤다. 승객 9명이 숨지고 8명이 중상을 입는 등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철거 업체가 건물 꼭대기 층부터 차례로 허물겠다는 해체 계획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중간 층부터 무너뜨린 탓에 붕괴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붕괴 원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철거 업체 선정 비리가 드러나 파문을 일으켰다. 재개발정비업체 선정에 부당하게 관여해 금품을 챙긴 브로커들이 구속되는 등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이다.

■한강 의대생 실종 사건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 마련된 고 손정민씨 추모 공간. /연합뉴스


중앙대 의대생이던 손정민 씨가 친구 A씨와 만난다며 집을 나간 뒤 지난 4월 25일 실종됐다. 손 씨는 6일 뒤 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손 씨가 단순 실족사로 사망했는지, 타살인지 사망원인에 대한 의혹들이 쏟아졌다. 휴대전화를 분실한 A씨가 사건 발생 다음날 새 휴대전화를 개통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A씨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지만 한달 만에 발견된 A씨의 원래 휴대전화에서 특이점이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은 지난 6월29일 변사사건심의위원회를 열고 손 씨의 사망 사건을 논의한 결과 타살 혐의점이 없다고 결론내렸다. 손 씨 아버지가 A씨를 유기치사 혐의 등으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해 온 경찰은 지난 10월 증거 불충분으로 결론 짓고 수사를 마무리했으나 아버지가 이의를 제기하면서 사건은 검찰로 넘어갔다.

■쿠팡 물류센터 화재

경기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 현장. /연합뉴스


지난 6월 17일 오전 경기도 이천시 쿠팡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지상 4층, 지하 2층으로 이뤄졌던 이 건물은 넓이가 12만7,178.58㎡로 축구장 15개 규모에 달했다. 지하 2층에서 시작된 불길은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져나갔다. 화재 당시 건물에 직원 240여 명이 근무 중이었고 모두 대피해 민간인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진화 작업중 김동식 소방령이 순직했다. 물품 창고 내 진열대 선반 위쪽에 설치된 콘센트에 불꽃이 튀기면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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