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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이성계가 염원 빌던 '보도각 백불' [문화재의 뒤안길]

[문화재의 뒤안길]서울 옥천암 마애보살좌상

홍제천 계곡 옥천 바로 옆에 위치한 보물 ‘보도각 백불’. /사진 제공=최나래




서울 경복궁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차로 5분 거리에 ‘보도각 백불’이라 불리는 마애불이 있다. 홍지문과 탕춘대성(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 인근에 있는 마애불은 지난 2014년에 보물로 지정됐다. 정식 문화재 명칭은 ‘서울 옥천암 마애보살좌상’이다. 전면에 조개껍데기 등을 빻아 만든 하얀색 안료인 호분이 칠해져 있어 ‘백의관음’이라고 불리며 물 근처에 있어 ‘해수관음상’이라고도 불린다. 고려시대에 조성된 이 마애불은 홍제천 계곡 옥천 바로 옆에 있다. 커다란 바위를 둥글게 파 5m 높이로 조성했는데 마치 감실 안에 모셔진 듯한 모습이다. 마애불을 보호하고자 조성된 팔작지붕의 보호각에는 ‘보도각(普渡閣)’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다. 흥선대원군의 글씨라고 전한다.

엘리자베스 키스가 1925년 ‘보도각 백불’을 본 후 그린 ‘백불’. /사진 제공=문화재청




보도각 백불은 흐르는 물 옆 암반 위 보도각에 모셔져 있는 모습이 자못 이채로워 지나다니는 사람들의 눈길을 끈다.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영국 화가 엘리자베스 키스(1887~1956)도 그 모습을 보고 작품을 남겼다. 키스는 29세이던 1915년에 여동생 부부를 만나러 일본에 들렀다가 동양의 신비로운 색채에 매료돼 10년간 머무르며 작품 활동을 펼쳤다. 여동생과 함께 1919년에 우리나라에 처음 다녀간 키스는 일본과는 또 다른 한국의 매력에 이끌려 이후로도 몇 차례 더 입국해 서울·평양·함흥·원산·금강산 등을 돌아다니며 그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대개 목판화로 표현된 엘리자베스 키스의 작품은 풍경만 단독으로 묘사된 경우도 있지만 주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이 같이 담겨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보도각 백불’이다.

태조 이성계가 한양에 도읍을 정할 때 이곳에서 기도를 올렸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고종의 어머니인 흥선대원군 부인 민 씨도 이곳에서 고종을 위해 기도를 올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2022년 새해를 앞두고 우리 모두의 행복을 빌어본다. /최나래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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