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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결산-영화②] '서스' 기자들이 취향대로 고른 2021 '올해의 배우' 편


2021년 한 해도 끝이 보인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던 서울경제스타 구성원 5명은 지난 1년 동안 각자 만난 수많은 영화 작품과 배우들 중 한가지씩 꼽아 아래와 같이 추천사를 정리해봤다. 무엇을, 누구를 고르든 철저히 자기 취향을 따랐다. 지난 1년 동안 어떤 작품, 어떤 배우가 우리에게 감동을 줬을 지 전혀 궁금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함께 살펴보자. 영화 편(①), 배우 편(②)으로 나눠 싣는다.

1) 추승현 기자






"파격 로맨스로만 치부할 수 없는, 고두심의 빛나는 연기"

-올해의 배우 : '빛나는 순간' 고두심


영화 ‘빛나는 순간’ 고두심 배우(왼쪽)



영화 '빛나는 순간'을 보는 순간 "역시 고두심이다"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름답지만 한편으로 아픈 역사를 가진 제주도에서 살아가는 해녀, 30살 이상 나이차가 나는 두 남녀의 사랑. 진옥은 어느 하나 쉬운 것 없는 역할이지만, 고두심을 만나 살아 숨 쉬었다. 맨 얼굴로도 모자라 주근깨를 그리거나 손이나 목이 그을린 분장을 하기도 하고, 고무옷을 입고 바닷속을 몇 번이고 왔다 갔다 했다는 후문을 듣고 놀라웠다. 어렸을 적 바다에 빠진 뒤로 트라우마가 생겼지만, 생동감 넘치는 해녀의 모습을 위해 극복했다는 것도 인상 깊었다.

작품이 개봉한 당시, '비슷한 아픔을 가진 두 세대의 위로'라는 메시지보다 30년 가까이 나이 차가 나는 지현우(경훈 역)와의 러브 라인에 더 집중이 됐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고두심도 그런 점에 안타까워하며 "남녀 간의 사랑이라고만 치부하면 말이 안 된다"고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하지만 작품을 본 이들이라면 알 것이다. 척박한 곳에서 밑바닥 인생을 살아온 진옥이 경훈을 만나 인간적인 위로를 받고 공감을 얻은 것이었다는 것을. 떠나는 경훈을 잡지 못하고 웃는 듯 우는 듯하는 장면은 가슴이 쓰라리기까지 했다. 고두심이라는 사람을 다 빼고, 오로지 진옥으로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2) 강신우 기자




"새해부턴 덕질 시작할게요"

-올해의 배우 : '좋은사람' 김태훈


영화 ‘좋은 사람’에서 주연을 맡은 배우 김태훈



영화를 고를 때 '누가 주연인가'는 애써 따져보는 요소가 아니다. 아무리 대단한 배우가 출연했다 해도 연출이 무너지면 몰입은 금방 깨진다. 내 경우엔 시놉시스가 강렬하면 일단 영화를 보기 시작한다. 그 뒤에는 온전히 카메라 워킹이나 지루하지 않은 편집, 색감, 오디오 같은 영화마다 다양한 연출에 이끌려 엔딩 크레딧까지 눈을 쉽게 떼지 않는 편이다.

그런 점에서 올해 봤던 영화 중 이 작품은 꼭 언급하고 싶었다. 김태훈 배우 주연작 '좋은 사람'(감독 정욱)은 오랜만에 연출이 아닌 배우의 잔상이 깊게 남았던 영화였다. 고등학교 교사로 분한 김태훈 배우는 아이들을 신뢰하고 보살피는 '좋은' 어른으로 언뜻 비춰진다. 그러다 어린 딸 '윤희'(박채은)가 갑자기 사라지고 경석은 자신의 반 학생 '세익(이효제)'을 범인으로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김태훈 배우의 감정선을 따라가다 보면 영화 속 사람 좋아 보이던 인물들까지 의심하고 또 의심하게 된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의심과 믿음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는 인물을 김태훈 배우는 충분한 호흡으로 묘사해주었다. '미션 파서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나빌레라', '킹덤 시즌2' 등 그동안 수많은 영화, 드라마 작품에서 과하지 않게 존재감을 지켜온 그였다. '부산국제영화제 2관왕'을 수상한 이번 작품을 만나 깊은 내공을 마침내 발휘했다. 새해엔 넷플릭스 새 시리즈 '퀸 메이커'에 합류해 김희애 배우, 문소리 배우와 호흡을 맞춘다고 한다. 새해부턴 김태훈 배우 활약에 더 주목해 볼 참이다.

3) 현혜선 기자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조연상.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올해의 배우 : '미나리' 윤여정


영화 ‘미나리’ 윤여정 배우



영화 '미나리'는 제이콥(스티븐 연) 모니카(한예리) 데이빗(앨런 김) 앤(노엘 조) 가족이 아칸소의 시골로 이사 오면서 시작된다. 제이콥은 캘리포니아에서 병아리 성별 감별사로 10년 동안 일한 후, 자신의 꿈인 농장을 꾸리기 위해 아칸소로 온다. 그러나 모니카는 심장이 안 좋은 아들 데이빗을 위해 병원과 가까운 도시에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제이콥과 모니카는 갈등에 휩싸인다. 그러던 중 모니카의 어머니인 순자(윤여정)가 미국으로 와 손자들을 돌보기로 한다. 한 번도 보지 못한 할머니를 받아들이는 건 어린 데이빗에게 힘든 일이다. 데이빗은 미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국 아이고 순자는 전형적인 한국 할머니로 이들 사이에는 문화 차이가 존재한다. 처음으로 농장 운영에 도전한 제이콥은 금전적인 압박을 느끼고, 가족들과의 갈등은 깊어진다.

윤여정은 내공은 강력하다. 담백하면서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그 안에는 강력한 여운이 있다. 손자 데이빗과 호흡을 맞출 때는 우리네 할머니처럼 따뜻했고, 몸이 아프고 난 후 스스로를 가족들에게 짐이라고 여길 때는 애틋했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잠든 가족들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회한, 사랑, 죄책감 등이 동시에 담겨 있어 감탄을 불렀다. 윤여정의 연기에 전 세계가 응답했다. 그는 '미나리'로 수많은 영화제에서 약 42개의 트로피를 안았고, 대한민국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배우상을 수상했다. 전 세계에서 한국 콘텐츠가 주목받고 있는 요즘, 한국 배우의 명성을 한층 높인 성과다.

4) 엄수빈 인턴기자




"정반대 캐릭터로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한 한 해"

-올해의 배우 : 'D.P.', '연애 빠진 로맨스' 손석구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에 출연한 배우 손석구



올해 8월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극본 한준희, 김보통/연출 한준희)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비중에도 크게 기억에 남은 인물이 있었다. 헌병대장 보좌관 임지섭 역으로 출연한 손석구. 진급을 위해 상관에게 아부하고 자신보다 경험 많은 박범구(김성균) 중사는 은근히 무시하는 욕심 많고 자존심 강한 모습을 보인다. 악역인가 싶은 생각이 들 때 한 번씩 인간적인 면도 드러나는, 극 중 가장 현실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손석구는 장교 역할을 위해 실제 군 복무 당시 소대장을 찾아가기도 했다고. 그의 리얼한 장교 연기에 많은 군필자로부터 'PTSD 온다'라는 반응이 나왔다.

그런가 하면 지난 11월 개봉한 영화 주연 데뷔작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에서는 정반대 캐릭터로 등장했다. 손석구는 일도 연애도 호구 잡히기 일쑤인 친근하고 순수한 서른셋 청년 '우리'로 완벽히 분했다. 전종서와의 연기 케미도 호평을 받아 박스오피스 1위까지 차지했다. 손석구는 완전히 대비되는 두 작품을 통해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했다.

2016년 데뷔 후 차근차근 자신만의 색깔로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손석구. 지난 몇 년이 눈도장을 찍어온 시간이었다면 2021년은 그의 능력을 증명해 낸 한 해였다. 최근에는 왓챠 오리지널 숏필름 프로젝트 '언프레임드'에 감독으로 참여해 연출가로서의 역량도 선보였다. 내년이 더 기대되는 배우다. 손석구는 내년 영화 '범죄도시2',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등 출연을 앞두고 있다.

5) 정원희 인턴기자




"끝없는 궁금증이 만들어낸 그의 필모그래피"

-올해의 배우 : '모가디슈', '킹덤: 아신전', 'D.P.' 구교환


‘D.P(디.피)’에서 맹활약한 구교환 배우(가운데).



'구며들었다' 2021년은 구교환의 해였다. 올해 영화 '모가디슈'와 넷플릭스 영화 '킹덤: 아신전', 그리고 넷플릭스 드라마 '디피(D.P.)'까지, 모든 작품이 연달아 흥행하며 지금껏 그가 쌓아왔던 내공이 빛을 발했다. 그는 '모가디슈'에서 북한 대사관 참사관인 태준기로 나와 쟁쟁한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도 전혀 꿀리지 않고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킹덤: 아신전'에서는 여진족 수장으로 대사 한 마디 없이 등장했지만, 눈빛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그는 '디피'에서 정해인과 정반대인 캐릭터를 연기하며 둘의 케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다. 올해만 해도 세 작품에 출연했던 구교환은 작품마다 다른 사람인 것 마냥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구교환은 독특하다. 눈에 띄는 미남 배우도 아니고, 선한 주연 역할만 맡지도 않는다. 그렇지만 늘 작품을 보고 나면 그가 기억에 남는다. 그는 항상 본인이 맡은 캐릭터를 궁금해한다. 무엇이 이 사람을 이렇게 만들었을지, 왜 여기서 이 사람이 이렇게 행동했을지. 그는 정답을 알 수 없는 섬세한 질문들을 통해 캐릭터에 입체감을 부여한다. '자꾸 신경 쓰이는 배우'라는 수식어는 캐릭터에 대한 궁금증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배우로서 캐릭터의 존재감이 묵직한 배우라는 것만큼 좋은게 어디있을까. "인물을 만들 때 가장 큰 목적은 관객과, 시청자와 만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궁금증이 앞으로는 어떤 인물을 새롭게 만들어내 우리와 만날 수 있을지 더욱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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