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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패러다임 변화…원격의료 등 디지털이 미래병원 경쟁력"

[K바이오 리더에게 듣는다]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장

의료 패러다임 질병 진단·치료 넘어 예방 중심으로 변화

병원계가 원격의료 등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주도해야

바이오 산업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포함해 향후 20년을 책임질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는 당면한 코로나19 극복과 더불어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원격의료 확대 등 한단계 도약을 앞두고 있다. 제약·바이오업계는 지난해 20조 원 수출액을 기록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30조 원 돌파에 도전한다. 서울경제는 임인년 새해를 맞아 정부 부처와 국제기관, 의료계, 제약바이오 업계를 이끌고 있는 리더들과 릴레이 신년 인터뷰를 준비했다. 각 분야 주요 현안을 중심으로 새해 설계와 전망을 들어본다.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장이 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의료 패러다임 변화와 병원들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기자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의료 패러다임 변화 속도가 한층 빨라졌습니다. 예전처럼 규모의 경제에 집중한다면 상급종합병원이라도 도태될 수 밖에 없죠.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기반으로 디지털 전환에 성공한 병원이 새 시대를 선도하게 될 겁니다."

백남종(55·사진) 분당서울대병원장은 2일 “감염병 위기를 계기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 성장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며 “병원계가 주도권을 잡고 변화를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는 변화에 더뎠던 의료 현장에도 대전환의 계기가 되고 있다. 원격으료가 대표적이다. 의료법과 약사법상 꽉 막혀있던 비대면 진료와 조제약 배달 서비스가 작년 2월부터 한시 허용되면서 원격의료에 대한 인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병상 부족 사태로 코로나19 확진자들에 대한 재택치료가 전면 확대되면서 원격의료 도입 논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대면 방식만을 고집할 경우 의료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관점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백 원장은 "고령화 사회에는 의료 패러다임이 진단·치료가 아니라 예방 중심으로 옮겨가게 된다"며 "병원들의 역할도 급성기에서 회복된 환자들을 추적 관찰하고 질병을 예방하는 방향으로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새로운 역할을 수행하려면 원격의료와 모니터링 같은 디지털 기술 활용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는 게 백 원장의 판단이다. 지난해 6월 분당서울대병원 제12대 원장으로 취임한 백 원장은 "분당서울대병원이 의료계의 질서를 주도하는 퍼스트무버로 도약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장이 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2003년 개원 당시 세계 최초로 전자의무기록(EMR)과 처방전달, 의료영상 저장 및 전송 등 원내 모든 전산시스템을 통합적으로 구현한 100% ‘디지털병원’으로 출발했다. 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2010년 미국보건의료정보관리 및 시스템학회(HIMSS) 애널리틱스가 부여하는 의료정보화 단계 최고 수준인 7단계 레벨을 획득했다. 2011년 데스크톱 가상 환경(VDI)을 구축한 데 이어 2012년 모바일 EMR을 구현하는 등 의료 IT 서비스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앞장 서 왔다. 코로나19 위기를 만났을 때 남다른 대처가 가능했던 건 오랜 기간 축적돼 온 디지털 인프라와 데이터 덕분이었다.

분당서울대병원은 원격 중환자실 실시간 모니터링 및 협진 시스템 구축 사업을 통해 지난해 5월 중환자실 병상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비대면 협진이 가능하도록 통합관제센터를 구축했다. /사진 제공=분당서울대병원


실제 분당서울대병원은 비대면 의료가 급속도로 확산하던 지난해 4월 일부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를 도입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외래 진료를 받는 환자들에게는 진료 당일 핸드폰으로 비대면 진료를 위한 URL이 전송된다. 시스템에 접속한 환자들은 화상으로 간호사와 본인 확인 절차를 거쳐 담당 의사와 면담하고 약을 처방 받을 수 있다. 지난 방문 때 진행한 검사 결과는 EMR 화면 공유 기능을 통해 직접 수치와 영상이미지를 보며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진료가 완료되면 다음 외래 및 검사 일정을 잡고 단문메시지(SMS)로 진료 후 안내문, 수납금액, 약 처방전 등이 전송된다. 감염병 확산에 따른 대응책으로 처음 시도된 비대면 진료서비스는 환자-의료진 간 감염병 이환 가능성을 낮출 뿐 아니라 대기 및 이동시간을 줄이면서 외래 환자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고 있다. 입원 환자들 치료를 위한 비대면 시스템도 강화했다. 지난해 5월 중환자실 병상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비대면 협진이 가능하도록 통합관제센터도 구축한 것. 현재 분당서울대병원 8개 중환자실과 국가 지정 격리병상을 연결해 실시간 모니터링이 이뤄지고 있다. 백 원장은 “내과중환자실에서 체외막산소공급(ECMO) 장치를 적용 중인 47세 남자 환자의 저산소혈증이 악화됐을 때 비대면 시스템을 활용해 흉부외과 중환자 전문의와 실시간 협진이 이뤄지면서 최상의 의사결정을 끌어내기도 했다”며 “앞으로 거점병원으로 시스템이 확대된다면 부족한 의료자원의 효율성을 높이고 병원 별 의료 편차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백남종 분당서울대병원장이 2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의료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백 원장은 올해도 분당서울대병원의 디지털 혁신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재 전 병동에 설치된 스마트 베드사이드 스테이션의 고도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진료 및 검사 일정·결과·처방 내역 등 맞춤형 정보와 병실 청소·식이 신청 등 편의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존 기능에 환자와 의료진 간 비대면으로 상담·회진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내 도입할 예정이다. 또 국비 280억 원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인공지능(AI) 정밀의료사업 ‘닥터앤서 2.0’의 총괄 주관을 맡아 질병 예측·분석·진단·치료·예후관리 분야별 솔루션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그간 학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본격적인 의료 AI 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백 원장은 "보스턴과 같은 바이오 생태계가 구축되려면 병원 중심의 바이오메디칼 클러스터 모델이 정립돼야 한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정보시스템·디지털 진료 인프라·치료 역량을 고도화해 공공병원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감염병 위기를 극복해 나가도록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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