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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준 난양공대 교수 "韓 대학, 정량 평가·철밥통 테뉴어 바꿔야 산다"

[2022 성장엔진을 다시 켜라-과학기술 대혁신]

■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

미래지향적 평가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연구 가능한 생태계 조성을





“한국 대학은 위기입니다. 정량 평가라는 양적 중심의 평가 제도에다 철밥통처럼 된 테뉴어(65세 정년 보장) 시스템, 잘못된 연구 주제 투자 등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교수(싱가포르 과협 회장)는 4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미국·중국 등 글로벌 연구개발(R&D)을 많이 하는데 한국 교수들의 개인적인 역량에 비해 대학 등 사회 전체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아 안타까울 때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에서도 볼 수 있듯이 백신 개발이라든가 과학기술은 긴 호흡을 갖고 기초부터 투자해야 실용화가 가능하다”며 “한국이 백신 개발에 뒤처진 것도 실상 다양한 주제를 기초부터 연구해 질적 성과를 내려고 하는 연구 문화·생태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미국·영국·중국·러시아 등이 백신을 무기화한 것에서 볼 수 있듯이 핵심 기술을 구매할 수밖에 없는 구조에서는 기술 종속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팍스 테크니카(기술 패권) 시대에 핵심 전략 기술을 개발할 능력이 없다면 국제 질서 선도국을 추종하는 추격자에 그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정부가 연구자들이 유행 따라 연구 주제를 바꾸지 않고도 연구비를 받을 수 있는 평가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국가전략기술 개발 과정에서 튼튼한 토대를 쌓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미래 사회와 산업을 내다보는 혜안을 가지고 R&D 기획을 하기 위해 글로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싱가포르에서는 상당히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글로벌 R&D기획단을 운영하며 정부 R&D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싱가포르는 ‘비전 30X30’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오는 2030년까지 배양육·대체육으로 인구의 30%는 자국에서 생산한 식량으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미국과의 국가적인 공동 연구를 통해 기술 습득은 물론 국제 표준을 선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국도 선도적인 R&D 기획과 미래 지향적인 평가 시스템을 구축해야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퀀텀점프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날 그는 한국 대학의 혁신 방향과 관련해 난양공대 사례를 집중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난양공대는 15년 전 노벨 화학상 심사위원장이던 베르틸 안데르손 총장을 영입해 대대적 물갈이를 통해 경쟁 문화가 자리 잡았다”며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총재 출신의 수브라 수레시 현 총장도 우수 인재에게는 파격적 연구비를 주고 경쟁력이 떨어지면 가차 없이 내보내 모두 열심히 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난양공대는 조교수 중 테뉴어를 받는 비율이 4분의 1정도이고 테뉴어를 받더라도 정년을 채우는 경우는 실질적으로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그는 “난양공대는 특허료를 한국처럼 학교가 아닌 교수가 부담하고 기술 사업화도 교수 평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교수들이 임팩트 있는 연구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QS 세계 대학 평가에서도 지난 2010년 74위에서 이제는 12위까지 상승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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