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열풍이 지속되면서 국내 골프장 가격이 치솟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하와이 골프장에 매수의 손길이 뻗치고 있다. 하와이는 국내 기업이나 자산가가 보유한 20 여 개의 골프장이 있는데 그 중 일부가 매각 가능성이 거론되자, 인수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하와이에 한국인 혹은 국내 기업이 소유한 골프장은 6~7곳에 이른다. 코리아나 호텔은 2000년대 초부터 미국 현지에 해외 법인을 세우고 호텔과 골프장을 사들여 운영하고 있다. 하와이에는 36홀인 하와이 케이 골프 코스와 에바 비치 클럽·쿨라우 골프 클럽·로열하와이안 골프클럽·밀리라니 골프클럽 등 18홀 골프장 4곳을 보유하고 있다. 모두 오아후 섬에 위치한다. IB업계에서는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코리아나 호텔이 이 중 일부를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와이 골프장은 홀당 20억원 안팎에 거래된다. 지난해 국내 골프장이 평균 홀당 60억 원에 거래된 것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건설에서 레저로 사업을 넓혀온 호반건설도 하와이에 골프장을 갖고 있다. 호반건설은 와이켈레 컨트리 클럽(18홀)을 2008년 인수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호반은 2001년 국내에서 스카이밸리 컨트리클럽(CC)을 인수하며 골프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호반은 부도 상태였던 18홀 골프장을 36홀로 바꿨고, 지난해 엔지니어링공제회에 2,576억 원에 매각했다.
해외 호텔 투자에 열을 올려온 미래에셋증권도 하와이에 골프장이 포함된 호텔을 갖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2018년 포시즌 후아랄라 호텔에 1,100억 원을 투자했다. 포시즌 후아랄라이는 243개 객실을 보유한 호텔과 잭니클라우스 설계한 36홀 골프장, 485세대 규모의 주택용 택지 등으로 구성돼 있다. 포시즌 후아랄아니는 객실점유율과 평균 요금이 하와이 호텔 평균보다 높은 데 골프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장점 덕이라는 평가다.
국내 골프장은 해외와 비교해도 비싼 몸값을 자랑한다. 한화 리조트가 매각 중인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 CC는 매각 희망가가 홀당 100억 원씩 2,700억 원에 달한다. 일부 골프장은 홀당 마지노선으로 여겼던 100억 원을 넘긴 150억 원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모펀드(PEF)MBK파트너스가 일본에서 매각한 골프장 체인인 아코디아의 경우 홀당 100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한국 골프장 시세가 일본보다 높은 셈이다.
하와이 골프장 대부분은 하와이에서 경제적 주도권을 갖고 있는 일본인이 소유하고 있으며 좋은 입지와 철저한 운영으로 인기가 높다. 코리아나 호텔도 일본 기업이 보유한 골프장을 사서 시세 차익을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자문업계에서는 현지에 일본인을 고용해 일본인 소유 골프장의 매각 가능성을 파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일PwC·딜로이트 안진 등이 해외 골프장 투자를 위한 자문 활동에 나서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하와이 골프장의 매각 시세가 많이 올랐지만, 한국에 비해 절반 이하 수준"이라면서 “곳간이 풍부한 오너 기업인들은 투자 높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누리면서 사업에도 활용할 수 있는 하와이 골프장에 점점 더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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