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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택의 세상보기]새해 경제 코로나를 딛고 설까

현정택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새해가 시작됐다. 올해 경제를 가름하는 것은 지난 이태 동안 온 세계를 힘들게 했던 코로나19 향배다. 다행히 테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각국이 백신 제공에 협력한다는 전제를 달기는 했지만 올해 세계적 대유행이 끝날 수 있다고 낙관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미국 40만 명, 영국 20만 명의 일일 확진자가 발생하는 연초 상황에 비춰 성급한 얘기라고 여길 수 있다. 또 과거 경험으로 볼 때 더 강력한 변이 바이러스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는 바이러스 변신 못지않게 인간의 적응 능력이 확대된 점을 지적한다. 백신을 개발하고 병원 치료법이 향상됐으며 최근에는 먹는 약까지 나왔다. 환자 숫자가 급증해도 초기와 비교해 사망자는 크게 늘지 않았다.

무엇보다 경제적으로 충격을 완화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지난해 세계적으로 델타 변이가 확산한 3분기 경제성장률이 주춤했지만 대부분 국가가 결국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도 세계경제는 회복 기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1분기 성장률이 영향을 받겠지만 연간 전체로 미국 3.7∼4.2%, 유럽 4%대, 인도 8%대의 비교적 양호한 성장률이 전망된다.



한국 경제는 코로나19가 발발한 지난 2020년 -0.9%, 2021년에는 4.0% 성장했는데 올해는 3.0% 정도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세계적 추세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가 발발해 뒷걸음쳤던 한국 경제도 두 해 연속 잠재성장률보다 더 성장해 충격을 벗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이나 기업의 기대도 비슷하다. ‘2021년과 비교해 2022년 삶이 어떨 것 같은가’라는 조사에서 나아진다는 답이 나빠진다는 답보다 많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기업 조사에서도 올해 투자 계획과 채용 계획을 지난해보다 늘린다는 답이 줄인다는 답보다 많았다. 다만 차이가 근소하다.

이 작은 희망 섞인 기대가 실현되려면 올해 한국 경제를 둘러싼 세 가지 대내외 리스크를 극복해야 한다. 첫째,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압력과 통화 긴축이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근 6.8%로 40년 이래 최고다. 한국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2.5%로 미국보다 낮으나 10년 이래 최고이며 체감 물가는 훨씬 높아 우려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국채 매입 축소 및 금리 인상으로 돈줄을 조일 계획인데 우리 한국은행도 금리 인상을 피할 수는 없다. 그에 따라 물가가 안정될지 오히려 경기가 위축될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둘째,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이다. 중국 경제가 플랫폼 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와 부동산 재벌인 헝다(恒大)그룹 파산 우려 등으로 흔들려 올해 경제성장률이 5% 정도로 낮아진다. 중국 정부가 제로 코로나19를 표방하며 환자 발생 지역 전체를 강제 봉쇄해 생산과 물류 차질을 빚는데, 오는 2월 베이징 동계 올림픽 및 가을 시진핑 국가주석 연임 행사 때까지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미국 금리 인상보다 중국 경착륙에 한국 경제가 더 취약하다고 한다. 한국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중국 경제가 어떻게 될지가 중요하다.

셋째, 선거로 인한 경제정책 혼란 가능성이다. 최근 여당 대선 후보가 국민 재난지원금 얘기를 또 꺼냈고 야당 대선 후보는 청년 주택담보대출 비율을 80%로 올리자고 하는 등 재정과 통화를 푸는 제안이 쏟아진다. 경제가 회복 중이며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올해 상황과 안 맞다. 인플레이션 압력 등 대외 환경 변화에 적절히 대응하고 두 차례 선거의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올해 경제 형편이 나아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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