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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CES와 과학기술 패권 전쟁

美中, 첨단기술 주도권 확보 총력전

韓도 科技 경쟁력 갖춰야 G5 도약

차기정권, R&D 투자 효율성 꾀하고

'과학기술 컨트롤타워' 재정비해야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를 찾았다. CES가 2년 만에 개최되는 데다 미국·중국 간 과학기술 패권 전쟁의 와중에 열리는 ‘서경 CES 과학기술 포럼’도 주관하기 위해 방문했다. 그런데 막상 현지에 가보니 KF94 같은 N95 마스크를 쓰는 사람은 아예 없고 오미크론 바이러스를 차단하지 못하는 덴탈 마스크나 면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식당·카지노·공연장 등 실내에서 마스크를 안 쓰는 경우도 많아 충격적이었다. ‘개인의 자유’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미국이라지만 공동체의 안전은 뒷전이라는 생각에 눈살이 찌푸려졌다.

CES에는 전기차·수소차·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헬스케어, 메타버스, 지능형 가전 등 스마트홈, 로봇, 통신, 반도체, 우주·항공, 푸드테크, 대체불가능토큰(NFT) 관련 2,200여 개의 기업들이 참가했다. 그중에는 융합과 연결을 통해 아이디어가 번뜩이는 것들도 적잖게 눈에 띄어 흥미진진했다. ‘총성 없는 전쟁터’에서 우리 벤처·스타트업들도 정부·공공기관·지방자치단체·대학의 지원으로 대거 참여해 글로벌 진출의 꿈을 키웠다.

특히 중국 기업의 참가가 2년 전보다 급감하며 과학기술이 정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실제 미국은 정권을 떠나 인공지능(AI)·바이오·5G·양자기술 등 중국의 ‘기술 굴기’를 저지하기 위해 첨단 기업에 경제 제재를 가하고 글로벌 공급망 배제에 나서고 있다. 양국 간 연구개발(R&D) 교류에도 제동을 걸고 있다. “중국이 10년 내 AI·5G·양자정보과학·반도체·바이오·그린에너지 등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것”(하버드대 케네디스쿨 벨퍼센터)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결국 양국 모두 ‘죽느냐, 사느냐’를 판가름할 첨단 과학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초과학부터 응용·개발 기술에 이르기까지 사활을 건다. 우리나라 역시 주요 5개국(G5)으로 도약하는 토대를 만들고 남북 통일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강력한 과학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그렇다면 5월 10일 출범하는 차기 정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대학과 정부 출연 연구기관, 공공연구소, 기업에 지원하는 R&D 투자 효율성을 꾀해야 한다. 올해 정부 R&D 예산이 30조 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대학·출연연 등에서 파괴적 혁신이나 초격차를 이끌 선도자(퍼스트 무버)가 나오는 경우는 드물다. 기술 이전·창업 등 과학기술의 사업화도 미중에 비해 태부족이다. 여전히 빠른 추격자(패스트 팔로어) 전략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데다 기업가 정신보다 위험 회피 관성이 크기 때문이다. R&D 자금을 받는 벤처·스타트업들도 과제 성공에만 중점을 두고 모험 연구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환경에서 차기 정권은 청와대와 내각의 과학기술 컨트롤타워를 전면 재정비해야 한다. 개방형 혁신의 가치가 꽃피울 수 있도록 도전을 장려하고 실패하더라도 재기할 수 있는 문화·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초중고교와 대학의 패러다임 전환도 시급하다. 허가 사항 나열 방식의 규제 체계도 할 수 없는 것만 제시하는 쪽으로 대전환해야 한다. 특허 등 지식재산권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하는 것도 과제 중 하나다.

무엇보다 국가 지도자의 과학기술 육성 의지와 청와대·정치권·정부의 미래 지향적 리더십이 핵심 관건이다. 차기 대통령은 실리콘밸리를 비롯한 세계 주요 혁신 클러스터에 과학기술 대사를 둘 필요가 있다. 한미 정상회담차 오르게 되는 방미 길에는 실리콘밸리에 들러 글로벌 혁신 기업인들과 윈윈 방안을 강구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Unlocking the Possibility of You(당신의 잠재력을 일깨워라).” CES에서 눈에 띈 현수막 글귀다. 부디 차기 지도자가 대한민국을 기회의 땅으로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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