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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인플레 헤지’ 매력…리츠 올 2조 규모 상장

물가상승 따라 매년 임대료 오르고

연간 5%대 배당 수익률에 기대감

올 코람코 등 4곳이상 공모 계획

신세계·한화 등 잇달아 출격 채비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이 자본시장을 짓누르는 가운데 인플레이션 헤지 매력을 보유한 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상장한 리츠들의 배당수익률이 연 5%를 넘으며 안정적인 투자 성과를 보이는 것도 리츠의 인기를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 투자업계도 기존 오피스 건물 일색에서 탈피해 물류센터와 호텔, 해외 부동산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아 올해 2조 원 이상의 공모 리츠를 시장에 선보일 것으로 추산된다.



11일 부동산 투자업계에 따르면 코람코자산신탁은 1분기 내 신규 리츠 상장을 목표로 이달 중 거래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한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하나금융투자 본사 건물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으로 올해 1호 상장 리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람코더원리츠가 자산으로 담게 될 하나금융투자 빌딩은 총면적의 62%를 하나금융그룹이 임차하고 있으며 한국 3M과 인텔코리아 등 우량 외국계 기업이 나머지 공간을 사용하고 있다. 자산 규모는 약 5,100억 원으로 공모 금액 산정을 위해 주관사인 하나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이 협의하고 있다.

다수 투자자에게서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료나 매각 차익을 정기적으로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는 실물 자산에 직접투자하는 만큼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상품이다. 대다수 리츠는 물가 상승률을 매년 임대료에 반영해 인플레이션을 피하는 계약을 맺고 있다.



또 금리 상승기에는 부동산담보대출 대신 증자를 하거나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어 자금 조달 비용을 상대적으로 낮출 수도 있다. 롯데리츠(330590)는 지난해 12월 31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롯데마트 양평점을 신규 자산으로 편입했는데 회사채 금리가 기업 대출금리보다 0.2%포인트 이상 낮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상 주가 변동과 상관없이 이익의 90%를 반드시 배당하게 돼 있어 늘어난 임대료 수익 및 줄어든 비용은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이 때문에 지난해 상장 리츠의 연초 대비 수익률은 평균 20.12%로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3.63%)을 다섯 배 이상 웃돌았다.

리츠 투자에 개인들의 관심이 커지자 마스턴자산운용은 해외 부동산을 기초로 한 마스턴프리미어리츠를 상반기 내 상장할 계획이다. 프랑스 파리의 오피스 건물과 오는 2월과 3월 각각 준공될 프랑스 내 아마존 물류센터 두 곳을 리츠에 편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KTB자산운용은 처음으로 물류시설을 기초자산으로 삼는 KTB물류리츠를, 인마크자산운용은 스페인 ING은행 본사 빌딩을 담은 인마크 리츠를 하반기 증시에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SK가 성공적으로 리츠를 통해 대규모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해 현금을 확보하자 뒤따르는 대기업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로부터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인가를 받은 한화자산운용은 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건물을 기초자산으로 해 올해 리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라그룹의 한라리츠운용 역시 계열사인 한라·한라GLS와 협력해 부동산 개발사업은 물론 물류센터 등 대형 자산을 확보해 리츠 상장을 모색하고 있다. 신세계(004170)그룹은 신세계프라퍼티를 앞세워 이지스자산운용과 AMC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마트(139480)가 보유한 약 8조 원 규모의 대형마트들과 서울과 부산의 조선호텔 등이 리츠에 매각할 자산으로 거론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롯데리츠와 SK리츠(395400)가 연달아 성공하면서 주요 대기업들이 현금 확보 수단으로 리츠 설립을 추진 중”이라며 “기업은 미래 사업의 투자 재원을 확보하고, 개인과 기관은 우량한 자산에 투자해 수익성을 높이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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