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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한 파월…금리 더 올릴 수 있지만 양적긴축은 올해 후반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제롬 파월 연준 의장. /AP연합뉴스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상원 인준 청문회 발언에 시장이 안도하면서 일제히 상승했습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물론이고 나스닥은 1.41%나 올랐는데요.

파월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고 자신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높은 인플레가 지속하면 금리를 더 올려야 할 것”이라고도 했지요.

그런데 시장은 반대로 움직였습니다. 왜 그럴까요. 파월 의장의 발언과 그것이 가진 의미와 한계를 짚어보겠습니다.

“파월, 옳은 말만 했다”…“시장 기대 수준 넘지 않았다”


이날 파월 의장이 한 주요 발언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① 높은 인플레가 지속하면 금리를 더 올려야만 한다

② 경제 우리 예상대로 진행되면 올해 안에 금리 인상할 것, 더 이상 공격적인 완화정책 필요 없어

③ 인플레 다루기 위해서는 수요 조절이 한 방법

④ 물가안정과 고용이 양대목표이며 동일하나 지금은 인플레 쪽에 더 포커스

⑤ 인플레는 올 중반까지 지속, 다만 공급망 문제 올해 정상화할 수 있으며 가격안정에 자신감

⑥ 올해 후반(later this year) 대차대조표 축소 허용

우선 파월 의장은 이날 추가 금리인상에 관한 얘기를 했습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공식적으로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을 말한 것이죠. 당시 점도표 상 금리인상 예측 횟수가 3회였으니까 이제는 4회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추정할 수 있겠습니다.

워싱턴의 연준. /AFP연합뉴스


물론 파월 의장은 연내 한다고만 했을뿐 첫 인상 시점과 구체적인 횟수는 얘기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고 한 것 자체에 의미가 있지요. 그는 “더 이상 매우 완화정책이 필요없다”며 “인플레를 다루기 위해서는 수요 조절이 한 방법”이라고도 했습니다.

연준의 통화정책은 수요에 영향을 줍니다. 금리를 올리면 수요를 위축시키죠. 그동안 전문가들이 연준이 공급망 문제에 주력한 나머지 총수요 증가를 외면했다는 비판이 많았는데 이를 인정한 부분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파월 의장은 또 연준이 물가안정과 인플레 가운데 인플레에 더 집중하고 있음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물가안정과 고용이 양대목표이면서 동일하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물가안정이 더 중요할 때도 있고 고용이 그럴 때도 있는데 지금은 인플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못 박았습니다. 정책 우선순위가 물가안정에 있음을 아주 명확히 한 것이죠. 최대고용을 위해서라도 가격안정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이는 더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이 모든 게 다 맞는 말이라는 점입니다. 이날 얘기한 것 중에 시장의 예측을 확 뛰어넘는 건 없었습니다. 이제 시장은 올해 4~5회의 금리인상을 예측하고 있고 인플레이션 대응이 중요한 것은 모두가 압니다.

연준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는 “파월 의장은 3월부터 금리를 인상할 것인지에 대해 압력을 받겠지만 그는 이에 대해 어떻다고 대답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대신 그는 주변을 맴돌 것이고 그는 이것을 아주 잘한다. 상당히 스마트하다”고 했습니다. 선을 넘지 않으면서 줄타기를 잘한다는 뜻입니다.

별 게 없던 청문회…파월, 양적긴축 월가 예측보다 뒤로 미뤄


이제는 파월 의장의 또다른 기술(?)을 살펴볼 차례입니다. 그는 이날 인플레이션이 올 중반까지 지속할 수 있지만 공급망 문제가 올해 정상화할 수 있다는 식으로 답했습니다.

정리하면 연준의 인플레 하락 구상은 수요측면 조정(금리인상 등)과 공급망 정상화를 기대한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는데요. 그는 “가격안정에 자신감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지금까지 자신들이 틀렸을지 모르겠으나 이번에는 자신이 있다는 식으로 얘기한 겁니다. 실제 파월 의장은 청문회 과정에서 공급망 문제의 완화 가능성을 꽤 비중있게 얘기했습니다. 이제는 정말로 물가가 내려올 때가 됐다는 식의 말로 들렸는데요. 월가의 사정에 정통한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미워도 다시 한번이라고 연준을 한 번 더 믿어달라는 식으로 얘기했던 것이고 시장이 이에 반응한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추가로 그는 이날 시장을 다독일 선물을 줬습니다. 파월 의장은 월가의 우려가 큰 양적긴축(QT)과 관련해 여름께라는 시장의 예측시점을 뒤로 미뤘습니다. 세부 방침을 정하기 위해서는 2번, 3번, 4번의 회의를 한다고도 했지요.

파월 의장이 시장에 양적긴축과 관련한 선물을 하나 안겼다. /로이터연합뉴스


앞서 전미경제학회(AEA) 2022 소식을 전해드리면서 전문가들이 QT의 사용 경험이 적다며 신중히 단계적으로 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았다는 것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월가에서도 QT의 파괴력이 금리인상보다 클 수 있다고 걱정을 했었죠. 그런데 이날 QT의 시점과 관련해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늦을 수 있다고 해줬습니다. 마켓워치는 “이날 시장은 파월 의장의 전반적인 어조와 올 후반까지는 대차대조표 축소를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발언에 고무됐다”고 분석했습니다.

이같은 상황은 국채시장에서도 나타났습니다. 파월 의장의 증언 뒤 금리가 내려간 것인데요. 이날 오전10시 연 1.76%였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이유 하락세를 탔고 1.74%선까지 내려왔습니다. 미 경제 방송 CNBC은 “이날 파월 의장은 옳은 말만 했고 시장은 그의 말을 경청했으며 그대로 반응했다”고 했는데요.

존 핸콕 투자운용의 매트 미스킨 최고투자전략가는 “파월의 발언에서 실제로 놀랄 만한 건 없었다”며 “그의 발언은 시장의 안정을 더해줬다”고 평가헀습니다. 말 그대로 별 게 없었다는 얘긴데요.

마켓워치는 “연착륙 그림을 그리고 있는 파월 의장이 노동시장에 영향을 주지 않고 인플레를 낮출 수 있다고 했다”며 “임금인상은 인플레의 주요 동인이 아니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계속되는 얘기지만 임금인상이 인플레로 전이하지 않고 있다는 파월 의장의 주장도 시장 입장에서는 듣기에 좋았을 겁니다. 파월 의장은 “갈 길이 멀다”는 립서비스도 잊지 않았습니다.

증시 전망은 여전히 갈려…너무 늦었다는 인식 주면 안 되는 파월 입장 고려해야


어쨌든 오늘 시장은 상승했고, 나스닥은 이틀 연속 올랐습니다. 특히 오늘은 파월 의장의 줄타기가 주효했지요.

다만, 시장의 예측은 여전히 갈립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폴 튜더 존스는 CNBC에 “연준이 긴축을 시작하면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좋은 실적을 냈던 종목들의 주가가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그는 “우리는 큰 변화를 볼 것이며 다양한 자산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며 “연준이 많은 이들이 버블이라고 생각하는 문제를 부정적 결과를 내지 않고 잘 풀어낼 수 있느냐”라고 짚었습니다.

루트홀츠 그룹의 수석 투자전략가 짐 폴슨도 “주식시장은 올해 조정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역사적으로 증시는 테이퍼 텐트럼에 시달렸고 상당한 금리인상은 실질적으로 증시하락에 영향을 줬다”고 했습니다.

월가의 NYSE. /AP연합뉴스


하지만 앞서 JP모건체이스는 지금의 하락장이 매수 기회라고 했었고 앞서 말씀드렸지만 나스닥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올랐죠. 일부 전문가들은 반도체 주식은 금리와는 관계없이 괜찮을 수 있다는 얘기를 하기도 했고요. UBS도 “14일부터 시작되는 4분기 실적 시즌이 시작되면 시장에 긍정적인 놀라움을 가져올 수 있다”며 “큰 수익과 주가상승이 앞에 놓여 있을 것”이라고 점쳤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BMO의 방식이 의미가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브라이언 벨스키 BMO의 최고투자전략가는 “우리는 하락장에서 메가캡 주식들을 사들였다”며 “이는 장기투자를 위한 것”이라고 했지요.

중요한 것은 파월 의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 들여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것은 연준이 인플레 대응에 늦었다는 점입니다. 연준도 사실상 이를 인정했죠.

하지만 늦었다고 해서 너무 늦은 것처럼 보이면 안 됩니다. 상당 수 전문가들이 연준이 많이 늦었다고 보지만 파월 의장 입장에서는 실상이 그렇더라도 약간 뒤처진 것처럼 해야 하고 관련 발언도 그렇게 해야만 합니다. 정책당국자들은 때로 상황을 축소할 필요가 있는데 그렇지 않으면 시장이 붕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시장도 이를 알면서도 모른체 상황을 이용하기도 한다는 점입니다. 아직 파티시간이 더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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