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경기도 지역 공약으로 ‘GTX 플러스 프로젝트’ ‘1기 신도시 재개발’을 포함한 대규모 개발계획을 공개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공약과 거의 유사한 내용이다. 경기도민들이 교통 대책과 부동산 문제에 민감하다는 점을 의식해 ‘정책 따라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경선 당시 공약보다 61만 가구 늘어난 311만 가구 주택 공급을 약속한 다음 날 대규모 개발계획까지 제시한 것이어서 현실성에 대한 고민 없이 ‘던지고 보자’ 식으로 정책을 내놓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후보는 이날 경기 용인시 포은아트홀에서 “경기도는 대한민국 인구의 4분의 1이 사는 중심”이라며 이 같은 계획을 발표했다.
이 후보는 ‘GTX 플러스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웠다. 우선 진행 중인 GTX-A·B·C 노선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GTX-D 노선은 당초 경기도의 제안대로 강남을 거쳐 하남까지 연결한다. 여기에 A·C 노선을 연장하고 E(인천~서울~포천), F(파주~서울~이천·여주) 노선을 신설하는 방식이다. ‘인프라 폭탄’은 철도에 그치지 않았다. 이 후보는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를 조기 개통하고 경부고속도로 양재IC~동탄IC 구간의 지하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수원 군 공항 이전과 연계해 경기 남부 지역에 공항을 새로 건설하는 방안도 언급했다.
부동산 대책은 1기 신도시에 집중됐다. 입주 30년이 다 된 1기 신도시의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규제를 완화해 자급자족형 스마트 시티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과정에서 부동산 공급 대책으로 제안했던 4종일반주거지역(용적률 최대 500% 가능) 적용도 적극 검토한다. 이외에 이 후보는 경기 동서남북별로 지역별 맞춤형 공약도 제시했다.
이 후보의 경기 공약이 대규모 인프라 투자에 집중되면서 윤 후보와 차별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윤 후보는 지난 12일 GTX-A·B·C 연장, GTX-E·F 신설을 약속했다. 1기 신도시 재개발·재건축도 윤 후보가 이미 제안한 내용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실상 이 후보와 윤 후보의 공약은 같은 내용”이라며 “소요 기간과 예산은 얼마인지, 서울 중심화를 가속화하지는 않을지, 사업성은 나오는지 등을 후보들이 답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은 대개 민자 사업이라 재정 투입은 사업비 중 일부”라며 “사업성만 나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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