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에 관해 질문하는 기자를 "멍청한 자식(stupid son of a bitch)"이라고 불러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현지 시간) 미 CN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가진 기자회견 후 피터 두시 폭스뉴스 기자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질문을 받느냐. 중간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이 정치적으로 문제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CNBC는 바이든 대통령이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이처럼 말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이에 대한 CNBC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미국 내에서 인플레이션은 큰 문제다. 지난해 12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7% 상승하며 4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폭스뉴스가 당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85%가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는 이 같은 인플레이션 급등이 정부의 잘못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미국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정부에게 책임을 돌려서는 안되며, 코로나19로 인한 아시아의 공장 폐쇄와 공급망 붕괴 등이 인플레이션의 주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급망 붕괴도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맞지만, 미국의 경기 부양책이 이를 악화시켰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의 경기부양책으로 현금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소비가 급증한 것이 공급망 붕괴를 심화시켰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뉴욕포스트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다른 기자의 질문에도 불쾌감을 표시했다고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는 바이든 대통령이 러시아의 침공 가능성을 논의하기 위해 유럽 동맹국들과 통화한 것을 언급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있다고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이에 답하기 싫은 이유는 당신이 내가 왜 회의를 소집했는지에 대해서는 보도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매우 좋은 회의였다. 모든 유럽 지도자들과 완전히 만장일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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