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활동 영상을 편집해 제작한 기록영화에서 그가 능숙하게 말을 모는 장면을 여러 차례 공개해 관심이 모아진다. 조선중앙TV가 지난 1일 공개한 1시간 45분짜리 새 기록영화 '위대한 승리의 해 2021년'을 보면 김 위원장이 백마를 타는 장면이 계속해서 등장한다.
특히 김 위원장이 한 손으로만 말의 고삐를 잡은 채 혼자서 빠른 속도로 숲길을 질주하는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또 부인 리설주 여사와 이른바 '최측근 3인방'인 동생 김여정 국무위원 겸 당 부부장, 조용원 당 조직비서, 현송월 당 부부장 등 5명이 함께 백마를 타고 달리는 장면도 담겼다. 북한에서 백마는 김일성 주석부터 내려오는 '백두혈통'의 상징으로, 영상 속 김 위원장의 '1호 백마'만 황금색 굴레를 착용하고 있다.
기록영화는 김 위원장이 백마에 오른 채 바다를 바라보는 뒷모습 등을 담아 그가 평소 말을 즐겨 탄다는 사실을 계속해서 암시했다. 2019년 이른바 '백두산 군마 행군'을 비롯해 과거에도 말을 탄 김 위원장의 모습이 공개된 적은 있지만, 거의 '전속력'으로 달리는 장면이 공개된 건 드문 일로 평가된다.
이번 기록영화를 통해 공개된 김 위원장의 승마 실력을 미뤄볼 때, 승마가 그의 체중 감량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 위원장은 작년 한 해 공개석상에 등장할 때마다 체중을 크게 감량한 모습을 보였다. 김 위원장의 '다이어트 성공'은 그의 공개 활동이 시간순대로 편집된 이번 기록영화에서도 드러난다. 영상 전반부에서 후반부로 갈수록 얼굴 살이 빠지고 몸집도 줄어든 모습이 확연하다.
한편, 이번에 공개한 기록영화는 김 위원장의 1년간 '성과' 중에서도 국방 분야에 상당 분량을 할애했다. 지난해 열린 열병식과 국방발전전람회 등을 비롯해 '미니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불리는 신형 SLBM, 장거리 순항미사일 발사 성공 등을 치켜세웠다. 북한은 기록영화를 통해 "적대 세력들의 반공화국 군사적 준동을 강력하게 제압하는 효과적인 억제 수단들의 질량적 강화에서 전략적 의의가 있는 사변"이었다고 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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