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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옷도 픽업, 폐의류 줄이는 첫걸음이죠”

정민호 투웰코퍼레이션 대표

전용 가방 '픽업 백' 시스템 도입

중고의류 처분 때 겪는 불편 줄여

매입가격 폐기의류보다 5배 높아

비대면 수거…회원 1만명 웃돌아

정민호 투웰코퍼레이션 대표가 경기도 시흥시 시화벤처로에 있는 사무실에서 수거 가방과 ‘판다헤이’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투웰코퍼레이션




“무수히 버려지는 옷들을 선별해 의류 수명을 늘리고 폐기량은 줄여야 폐의류 문제를 풀 수 있지요. 제대로 재활용(리사이클링)하려면 중고 의류를 처분할 때 겪는 불편부터 줄이도록 수거 방식을 바꿔야 합니다.”

중고 의류 리사이클링 스타트업 투웰코퍼레이션의 정민호(38)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애플리케이션 신청만으로 쓸 만한 중고 옷을 손쉽게 되팔 수 있는 서비스 수요가 점차 커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가 내놓은 ‘판다헤이’는 직접 방문해 비대면으로 중고 의류를 수거·보상한다. 수거를 신청하면 집 앞에 전용 가방 ‘픽업 백’을 놓아두고 신청자가 옷을 넣은 후 가방을 다시 가져가는 방식이다. 신청자는 따로 비닐봉지를 구하거나 아파트 단지 내 수거함까지 운반하는 수고를 덜 수 있다. 현재 서비스 지역은 서울·인천을 비롯해 용인·성남·시흥 등 경기 지역 14개 시다. 정 대표는 “신청·수거·정산까지 모두 모바일로 이뤄져 그동안 수거 요원과 신청자가 단 한 차례도 만난 적이 없다”며 “다른 수거 서비스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나은 매입 조건으로 재판매 가능한 옷들을 내놓도록 유도하는 것도 차별점”이라고 설명했다.

재사용으로 선별되는 중고 의류 매입가는 ㎏당 2000원 정도로 폐기 의류에 비해 5배 높다. 재판매 옷은 판다헤이 수거 물량의 5% 정도. 경기도 시흥시에 있는 작업장에서 검수·세탁 등을 거쳐 웹사이트나 도매로 판매된다. 그는 “한 가정집에서 한 번에 140여 벌(40만 원 상당)을 선별 수거한 경우도 있다”며 “재판매 옷 비중은 작지만 선별을 거쳐 한 벌이라도 더 리사이클링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도 지난 2020년 서비스 초기에는 기존 업체처럼 택배 매입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골판지 박스에 담는 불편이 여전하고 재사용을 늘려 폐기량을 줄인다는 사업 취지도 살리지 못했다. 사업 방향을 바꾸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거 가방 시스템을 도입했다. 현재 회원 수는 1만 명을 웃돌고 누적 수거 물량은 140여 톤에 이른다. 그는 “요즘 하루 평균 20건씩 수거하고 수량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재판매된 옷은 4000여 벌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재판매만을 노린다면 플랫폼 중개가 낫겠지만 정 대표는 직접 매입 방식을 고집한다. 그는 “재활용 효율을 높이려면 결국 기업이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사회적 가치와 성장을 모두 추구하는 소셜벤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인 수거함 등 관련 특허 2건을 등록한 정 대표는 중장기적으로 업사이클링(새 제품으로 재탄생) 연구실도 만들 계획이다.

대학에서 식품생명공학을 전공한 정 대표는 국내 제약 회사에서 10년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직장 생활 중에도 창업의 꿈을 버리지 않은 그는 폐의류 사업 가능성을 확인한 후 2019년 창업진흥원의 예비 창업 패키지에 선정되고 이듬해 퇴사 후 투웰코퍼레이션을 세웠다. 그는 “초과잉으로 불릴 만큼 매일 쏟아져 나오는 옷으로 폐의류는 이미 사회문제가 됐다”며 “친환경에 관심이 많고 중고에 거부감이 덜한 MZ세대를 겨냥한 재활용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대표는 새해 월 수거량을 현재 2배인 40톤으로 늘리고 회원 수도 3만 명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그는 “무분별한 매립을 줄이고 사용자의 능동적 참여를 이끌도록 할 것”이라며 “중고 의류 수출까지 담당하는 종합 수거 기업으로 성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정민호 투웰코퍼레이션 대표가 경기도 시흥시 시화벤처로에 있는 사무실에서 수거 가방과 ‘판다헤이’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제공=투웰코퍼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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