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배우자인 김건희 씨 의혹과 관련해 대선에 ‘부정적’이라는 여론이 각각 56%와 47.8%로 나타났다. 설 명절 직전부터 논란이 커진 김혜경 씨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김건희 씨에 비해 8.2%포인트 높았다. 다만 김건희 씨가 수사를 받고 있는 만큼 수사기관이 혐의 사실이 있다고 판단하면 부정적 여론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김혜경 씨도 사과 기자회견을 했지만 정작 의혹은 회피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어 대선 막판까지 ‘배우자 리스크’는 잦아들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경제가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김혜경 씨의 공무원 사적 심부름과 법인카드 유용 등 논란이 이 후보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답변은 56%였다. 별로 영향이 없을 것 37.2%, 긍정적 영향을 줄 것 3.4%순이었다. 여론조사 기간 동안 김 씨의 사과 기자회견이 이뤄졌지만 일부 반영에 그친 것으로 해석됐다.
반면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과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한 녹취록 보도가 윤 후보에게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답변은 과반에 못 미치는 47.8%였다. 별로 영향이 없을 것 43.9%, 긍정적 영향을 줄 것 4.6%로 합치면 부정 영향 답변보다 수치가 컸다.
부정적 영향 응답자 대부분은 상대 진영 지지자라는 점도 눈에 띄었다. 결국 실제 표심에는 크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김혜경 씨 논란과 관련해 윤 후보 지지자는 75.9%가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답했으나 이 후보 지지자 중 부정 영향 답변은 28.3%에 그쳤다. 또 이 후보 지지자의 70%는 김건희 씨 논란이 부정적 영향일 것이라고 답했으나 윤 후보 지지자의 같은 답변은 26.2%에 불과했다.
다만 두 사람의 의혹이 중도·무당층 표심에 미치는 영향은 간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지지 후보가 없다거나 모름·무응답한 답변자들(12.6%) 중 두 김 씨에 논란에 대해 각각 51.1%, 48.8%가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한 사람들은 어느 한쪽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반대로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두 사람에 대한 감사·수사는 현재진행형이다. 김혜경 씨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경기도는 감사를, 수원지검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혜경 씨는 9일 회견에서 “결과가 나오면 응분의 책임이 있다면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 씨의 주가조작 의혹 수사도 계속되고 있다. 같은 날 한 언론은 서울중앙지검이 김건희 씨에 대해 직접 조사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출석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88.2%), 유선(11.8%) 임의전화걸기(RDD)를 활용한 전화 면접원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이며 응답률은 10.3%였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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