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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보다 물가상승 확산 속도 빨라"…인플레 경고 수위 높인 한은

외식품목 39개 전부 올라

2%이상 상승도 35개 달해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석유류·에너지를 중심으로 나타났던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점차 외식 물가 등 근원 물가 품목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은 3%대로 과거 2008년과 2011년 물가 급등기보다 다소 낮지만 물가 확산 속도가 훨씬 빠르게 나타나며 한국은행은 인플레이션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13일 한은 조사국이 발표한 ‘물가 상승 압력 확산 동향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식 품목 39개 중 커피를 제외한 38개 품목 가격이 1년 전보다 인상됐다. 스타벅스를 포함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서면서 올해 1월 커피 외식 물가마저 올랐다. 외식 물가가 3% 이상 오른 품목 수도 지난해 12월 32개에서 올해 1월 34개로 확대됐다. 지난 1월 중 외식 물가의 전월 대비 상승률은 1.0%로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식료품이나 에너지 등 공급 측 요인이 크게 작용했으나 최근 들어 근원 품목 물가마저 상승하는 양상이다. 근원 품목 가운데 물가 상승률이 2%를 넘는 외식 품목은 지난해 1월 9개에서 올해 1월 35개로 큰 폭으로 확대됐다. 같은 기간 외식을 제외한 개인 서비스 품목 역시 19개에서 41개로 늘었다. 이에 올해 1월 근원인플레이션은 1년 전보다 2%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나타난 공급 병목으로 자동차나 가구 등 일부 내구재를 중심으로 물가 상승 압력도 뚜렷하게 발생하고 있다.



가격이 오르지 않은 품목이 거의 없다 보니 2008년이나 2011년 물가 급등기보다 상승 확산세는 더욱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과거 물가 급등기에 비해 외식 품목의 물가 상승 확산 정도가 두드러진 가운데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지면서 내구재 가격에 대한 상승 압력도 확대될 수 있다. 향후 경제활동이 본격적으로 정상화하면 여행·숙박 등 외식을 제외한 개인 서비스 물가에 대한 상승 압력도 보다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하방 경직성이 큰 외식 물가의 추가 상승 압력이 여전하다는 것이다. 한은은 글로벌 공급 병목 지속과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많은 품목에서 나타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2.5% 수준을 상당 폭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오강현 한은 조사국 과장은 “목표 수준을 상회하는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 추가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경제 주체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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