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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위챗페이랑 차이가 없네”…中, 디지털 위안화 이용해보니

올림픽 계기로 외국인도 이용 가능해져

사용해보니 기존 간편결제와 기능 유사

하위지갑 개설, 플랫폼에서도 결제 가능

당분간 알리·위챗페이 넘긴 힘들 전망

디지털 위안화 앱에 개설한 전자지갑. 전자지갑의 명칭(왼쪽 상단)은 전자지갑 별로 다르게 만들 수 있다. 화면 캡쳐.




“위챗페이에 익숙해서 아직 써보지 않았어요”

“홍빠오(적립금)를 주길래 쓰긴 했는데, 자주 쓰진 않아요”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보급을 확대한 디지털 위안화(e-CNY)가 아직까지 국민들에게 환영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에 익숙한 데다 디지털 위안화만의 차별화된 기능이 없어 자리를 잡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지난달 23일부터 상하이, 선전, 청두, 시안 등 10개 지역을 비롯해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베이징 일대에서 디지털 위안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 2019년부터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면서 지역을 확대해왔고 올림픽을 계기로 문호를 외국인에게도 개방했다.

휴대전화에 설치된 디지털 위안화 앱(?字人民?). 화면 캡쳐.


특이할 만한 것은 선수단과 임원진 뿐만 아니라 중국 내 휴대전화 번호만 있으면 누구나 이용이 가능하게 했다는 점이다. 중국은 외국인이 금융기관을 이용하는 데 제약이 많은 곳이다. 계좌 개설, 인터넷뱅킹 이용, 환전 및 송금 한도 등에 깐깐한 규정을 적용한다.

반면 디지털 위안화는 휴대폰 앱으로 플랫폼을 내려받아 실명인증 절차만 거치면 외국인이 손쉽게 써볼 수 있도록 특혜를 베풀었다. 디지털 위안화를 통해 달러 패권을 단번에 뛰어넘겠다는 ‘화폐 굴기’의 야심을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디지털 위안화는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발행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이다. 아직까지 주요국에서 개발 작업이 진행중인 가운데 중국은 일찌감치 상용화에 나선 상황이다.

앱을 다운 받아 사용해봤다. 안드로이드, 아이폰 모두 사용이 가능했고 앱의 명칭은 중국어 그대로 디지털 위안화(?字人民?)였다. 회원가입을 하면 자신의 은행 계좌를 연동시키거나 익명으로 전자지갑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중국 은행의 계좌가 없어도 손쉽게 중국 휴대전화 번호로 6자리 문자 인증만 하면 익명 전자지갑이 개설된다. 익명으로 전자지갑을 만들 수 있는 은행은 7곳이다. 중국공상은행, 중국농업은행, 중국은행, 중국건설은행, 교통은행 등 5대 국유 은행을 비롯해 중국우정저축은행, 최대 민영 은행인 초상은행, 알리바바그룹의 마이뱅크, 텐센트그룹의 위뱅크까지 다양하게 선택이 가능하다.

디지털 위안화는 7개 은행에서 익명 전자지갑 개설이 가능하다. 화면 캡쳐.


전자지갑이 개설되면 마오쩌둥의 초상화가 그려진 지폐 모양의 지갑이 나타난다. 잔액과 은행명이 표시되고 충전, 이체, 결제 등의 메뉴가 생성된다. 은행별로 다른 색상이 나타나고 전자지갑의 명칭을 각각 다르게 지정할 수도 있다.

해당 은행의 전자지갑이 나타난 화면을 위로 드래그하면 바로 결제 화면으로 넘어간다. 결제 이용 빈도가 높은 만큼 편의성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자신의 큐알(QR) 코드를 매장에서 스캔하거나 본인이 직접 매장의 QR 코드를 인식해 결제 할 수도 있다. 이는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의 결제 방식과 동일하다.



디지털 위안화 앱에서는 QR코드나 바코드 인식을 통해 오프라인 결제가 가능하다. 화면 캡쳐.


서비스 항목으로 들어가면 하위지갑을 개설할 수 있다. 하위지갑은 개별 플랫폼의 결제 방식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미리 등록하는 것이다. 특정 플랫폼에서 결제를 할 때 기존에 사용하던 알리페이나 위챗페이가 아닌 디지털 위안화를 등록해두면 향후 결제 방식을 디지털 위안화로 선택해 손쉽게 결제가 가능해진다.

초기에는 징둥, 메이퇀, 어러머 등 소수의 플랫폼에서만 하위지갑을 개설해 디지털 위안화로 결제할 수 있었다. 현재는 항공사, 동영상 시청, 영화 티켓 예매, 주유소, 택배, 여행 등 60개가 넘는 플랫폼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늘어나고 있다. 개별 플랫폼에선 디지털 위안화를 결제 수단으로 등록하면 적립금을 제공한다. 정부의 디지털 위안화 보급에 첨병 역할을 하는 셈이다.

디지털 위안화 앱에서 개설한 전자지갑을 등록해 결제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 화면 캡쳐.


불안 요소로 지적되는 보안성을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인증 과정에 자신이 지정한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등을 통해 추가 인증을 거쳐야 사용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결제나 이체, 충전은 모두 손쉽게 사용 가능했다. 음식 배달을 주문하고 결제 방식으로 디지털 위안화를 선택하니 바로 음식 값이 지불됐다. 지인에게 이체도 즉시 이뤄졌고, 충전을 선택하니 연동된 은행의 인터넷뱅킹으로 바로 연결됐다.

휴대전화 속 앱으로 현금을 넣은 실물 지갑이 들어온 셈이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중국인이나 외국인이나 반응은 마찬가지였다. 기존에 익숙한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와 차이점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용 여부를 묻자 호기심에 써봤지만 굳이 써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는 답변도 돌아왔다. 알리페이는 2020년 6월 기준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가 7억1100만 명이라고 밝혔다. 국민 2명 중 1명이 사용하는 것이다.

중국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디지털 위안화 전자지갑이 개설된 숫자는 2억6000만 개, 누적 거래액은 875억 위안(약 16조 원)을 넘긴 상태다. 아직 시범 서비스 기간인 만큼 정식 사용 시점이 되면 빠르게 그 숫자는 늘어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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