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6일 택시 업계 관계자들을 만나 “대통령이 되면 전국단위 공공택시호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등 소수 플랫폼 기업의 시장 과점으로 높아진 택시 기사들의 수수료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앞서 경기도지사 시절 공공 배달어플리케이션 ‘배달특급’을 만들어 정착시킨 바 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강남구 전국개인택시공제조합에서 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및 택시 4개 단체와 정책협약식을 열고 이같이 약속했다. 그는 “경기도에서도 공공택시호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보려고 했었다”며 “플랫폼 회사는 플랫폼만 운영해야 하는데 직접 잘 되는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것은 불공정 경쟁”이라며 “이런 불공정은 소수에게 이익이 되지만 다수의 서민에게 피해를 입히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도 않다”며 “엄청난 기술 혁신의 결과라면 제가 지적하지 않겠지만 단순히 독점 상태를 만든 것은 문제가 있다. 피해가 너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경기도는 민관합동 택시 어플리케이션을 만든 적이 있다. 그것을 전국화 하면 굉장히 좋을 것”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전국단위의 택시 호출 시스템을 만들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기도에서는 수수료 1%면 충분하다고 봤다. 민간은 15%를 더 받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후보는 택시를 준 대준교통으로 인정하고 중앙차로에 택시가 다닐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택시는 도시의 탄광”이라며 “일자리가 없어 하다하다 안 되면 마지막으로 가는 것이 택시인데 요즘은 그 길도 막힌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 후보는 “택시들이 실질적으로 대중교통의 역할을 하면서도 방치된 측면이 있다”며 “버스나 지하철처럼 100% 대중교통으로 볼 수는 없겠지만 공적 기여를 합리적으로 인정해 그에 상응하는 지원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당시 들었던 민원 중 가장 큰 것 중 하나가 택시도 버스전용차선에서 운행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며 “국민적 합의가 필요하겠지만 교통 체증이 심한 시간대는 피하는 방식으로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협약식에는 카카오의 횡포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한 참석자는 “카카오는 무료 공급을 한다고 했는데 6~7년 사이 시장의 90%를 장악했다”며 “이제는 택시 회사도 인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 후보는 “그것 정말 웃기는 일”이라고 호응하기도 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카카오의 갑질에 대해 국회와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며 “카카오와 네이버 출신들이 청와대에 포진돼있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가 해결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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