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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리포트] 거짓조차 믿게 하는 연기력, 오스카 품을까

‘틱, 틱… 붐!’의 배우 앤드류 가필드

‘틱, 틱...붐!’의 조너선 라슨 역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앤드류 가필드./사진 제공=넷플릭스




“똑딱거리는 시계 소리에 쫓기며 불면의 밤을 숱하게 보낸 ‘존’이 되어야 했죠. 불안한 미래에 꿈 하나를 붙잡고 살았던 시간들이 그립습니다.”

앤드류 가필드의 매력은 잘생김을 뚫고 나오는 연기력이다. 넷플릭스 영화 ‘틱, 틱...붐!’에서는 서른 살 생일을 목전에 둔 유망 작곡가 조너선 라슨에 빙의한 듯 피아노를 치고 노래와 춤까지 섭렵했다. 언제나 웃는 얼굴이지만 변화무쌍한 표정으로 대사를 치듯 자신의 생각을 속사포로 말하는 그는 2022 골든글로브 뮤지컬/코미디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지명돼 하비에르 바르뎀, 베네딕트 컴버배치, 윌 스미스, 덴젤 워싱턴 등 관록 있는 배우들과 오스카를 두고 경쟁한다.

자유롭게 연기하는 환경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는 가필드는 올해 거짓 연기까지 성공했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로 부활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개봉 전까지 자신의 출연 여부를 철저히 감춘 것이다. ‘틱, 틱...붐!’을 개막작으로 초청한 2021 AFI 영화제의 레드카펫에서 그는 스파이더맨 출연 루머를 캐묻는 기자들의 질문을 웃음과 익살로 흘려보냈다. 지금까지 영화 속 피터 파커를 연기한 배우들, 1대 스파이더맨인 토비 맥과이어, 2대 앤드류 가필드, 그리고 현재의 톰 홀랜드까지 3대가 총출동하는 장면에서 객석으로부터 터질 환호성을 기대하며 함구를 택했다고 그는 나중에야 털어놓았다. 하지만 당시 그의 천연덕스러운 거짓말은 모두가 반신반의하는 와중에도 속아주는 쪽을 택하게 했다.

뮤지컬 ‘해밀턴’으로 유명한 린-마누엘 미란다 감독이 앤드류 가필드(왼쪽)와 리허설을 하고 있다./사진 제공=넷플릭스




지난해 할리우드 차이니즈 극장에서 열렸던 AFI 영화제 개막일, 자줏빛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가필드는 “매일 아침 일어나 ‘존’으로 생활하는 삶이 끝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너선 라슨은 1996년 토니상 최우수 뮤지컬과 풀리처상 드라마 부문을 수상한 뮤지컬 ‘렌트’의 작곡가이다. 불행하게도 ‘렌트’의 오프브로드웨이 공연을 하루 앞두고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그는 “조너선 라슨을 잘 알지 못했고 ‘틱, 틱...붐!’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는 상태에서 출연 제의를 받았다”며 “린 감독이 ‘노래를 부를 수 있냐’고 물었을 때 ‘1년 후면 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고 돌아봤다. 그렇게 힙합 뮤지컬 ‘해밀턴’을 만든 린-마누엘 미란다 감독에게 노래하는 법을 배웠고 1년을 52만 5600분으로 계산하며 창작의 중압감에 시달렸던 존이 되었다. 1990년 30세가 되는 존이 자신을 노래한 모놀로그 뮤지컬 ‘30/90’ 장면부터 앤드류 가필드는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최고의 보이스 코치, 뮤직 코치, 피아노 선생이 따라붙었고 린 감독의 뮤지컬팀이 함께 한 덕이라고 영광을 돌렸지만, 영화 제작자로 참여한 조너선 라슨의 여동생 줄리 라슨은 “가필드가 연기하는 오빠를 보는 것 자체가 초현실적인 경험이었다. 마치 오빠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듯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일 년이라는 시간의 측정을 52만 5,600분으로 한다는 영화 속 조너선 라슨(앤드류 가필드)./사진 제공=넷플릭스


앤드류 가필드는 멜 깁슨이 감독한 전쟁 영화 ‘핵소 고지’(2016)로 오스카 남우 주연상 후보에 이미 한 번 오른 적이 있다. 골든 글로브는 세 차례 후보 지명 끝에 수상으로 이어졌는데 ‘틱, 틱...붐!’으로 오스카 트로피까지 받게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골든 글로브 시상식은 생중계 없이 트위터로 발표되었기에 앤드류 가필드는 문자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수상 소식을 알았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타미 페이의 눈’에서 복음전도사 타미 페이 베이커(제시카 채스테인)의 남편으로, ‘스파이더맨: 노웨이 홈’에서는 10년 전의 피터 파커로 분주한 한 해를 보낸 그다. 제94회 아카데미상 시상식이 열리는 할리우드 돌비 극장 프레스 센터에서 수상자로 만나기를 기대하며 철 지난 영화지만 ‘틱, 틱...붐!’을 넷플릭스로 리플레이해본다./ 하은선 미주한국일보 부국장, HFP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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