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종목인 스키가 1만 년 전 중국에서 유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스키는 일반적으로 북유럽에서 유래됐다고 알려져 있으나, 중국은 신장 인근 지역에서 스키가 유래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이 올림픽을 이용해 스키가 1만년 전 중국에서 시작됐다는 주장을 확대하고, 정치적 갈등의 중심에 있는 신장을 스키의 기원이자 미래로 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장은 중국 지도부가 위구르족 등 무슬림 소수민족에 대한 강제동화 운동을 벌이고 있는 곳이다.
중국의 이같이 주장하는 근거는 신장 알타이 지역 해발 9800피트(2987m)에서 발견된 암각화다. 해당 암각화는 몽골, 러시아, 카자흐스탄과 국경을 맞댄 고대 실크로드인 알타이 지역에서 발견됐는데, 스키로 보이는 판자 위에 서 있는 사람 10여 명, 야크와 무스로 보이는 동물 22마리가 그려져 있다. 중국은 이 암각화 등을 근거로 스키선수 출신인 산쟈오젠(83) 등이 자국 연구를 통해 ‘중국 기원설’을 고집하고 있다.
중국 연구기관과 관련된 고고학자들은 이 암각화가 1만년 전에 그려졌다고 발표했다. 반면 2015년 신장 암각화를 조사한 호주·중국 고고학팀은 그림 연대를 기원전 4000~5250년 경으로 추정했다. 호주-중국 고고학팀은 “스키 기원에 대한 논쟁은 쉽게 해결될 수 없지만, 약 5000년 전에 스칸디나비아 북부, 러시아, 신장 북부 등의 한 지역에서 시작된 후 빠르게 퍼져나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중국이 스키가 유래됐다고 주장하는 신장자치구는 위구르족 인권 문제로 논란이 불거진 지역이다. 베이징 동계 올림픽을 앞두고 신장 출신 스키선수 다니거 이라무장이 성화 봉송을 한 것에 대해서도 WSJ은 “위구르족 인권 논란을 희석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 신화통신이 당시 이라무장에 대해 “인간 스키의 기원에서 올림픽 중앙 무대까지”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고 WSJ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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