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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판 동일임금·노동 유연화 외치지만…근본 개혁은 없어

[본지-한국선거학회 공동기획Ⅱ]

■공약분석-노동·일자리 부문

"평등 수당·귀족勞 혁파 약속 속

노동 이중구조 등 개선책 안보여

임금체계 수술 우선 이뤄져야

일자리 행정 대한 비전도 필요"

이재명(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심상정 정의당, 안철수 국민의당,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1일 서울 중구 필동의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한국기자협회 주최, 방송 6개사 공동 주관의 2022 대선 후보 초청 토론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여야 대선 후보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각자의 해법을 내놓고 표심에 구애하고 있다. 접근법은 천차만별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를 공약했다. 국민의힘은 근속 연수에 따른 연공급을 유연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당은 ‘귀족 노조’를 혁파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다만 네 후보의 공약을 두고 문재인 정부 일자리 정책의 실패와 관련한 실효성 있는 대안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에 대한 근본적인 개혁 방안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된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공약’을 보면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를 명시했다. 상시적 지속 업무의 정규직 고용 원칙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법제화를 공약했다. 비정규직에게 정규직 이상의 평등 수당을 지급하는 제도도 마련하기로 했다.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은 연공으로 호봉을 결정하는 임금제가 대부분인 한국의 현실에 맞지 않아 ‘구호성 공약’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박지순 고려대 노동대학원장은 “이념적으로는 우리가 다 공감할 수 있지만 임금체계의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실현되기 곤란하다”며 “직무급화가 먼저 이뤄지지 않으면 고비용 구조로밖에 갈 수 없다”고 말했다.

두 후보의 정책은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정책을 계승하고 있어 당선돼도 국민의 동의를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노동조합에 속한 근로자나 좋아하겠지만 다수의 근로자는 냉담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연공급 임금체계 유연화 공약은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는 올바른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윤 후보는 공공 부문부터 연공급을 줄이는 방식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 체계로 이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공정한 세대 상생형 임금체계도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임금체계 개편은 정부가 주도할 일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정부 개입은 윤 후보의 자유시장경제 철학과 맞지 않다는 것이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규제를 통해 기업에 강요하는 것은 방향이 좋다고 해도 부작용이 야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강성 귀족 노조 혁파를 전면에 내걸었다. 노조의 불법 집회, 고용 세습, 채용 장사 등 위법행위를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안 후보의 공약은 노동시장 문제의 본질을 건드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 명예교수는 “귀족 노조는 우리나라 노동문제의 뿌리”라며 “안 후보는 상당히 용감하고 솔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귀족 노조 혁파를 위한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보이지 않아 ‘레토릭(수사)’에 불과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예컨대 파업 대체근로 허용, 직장 점거 파업 금지와 같은 실효성 있는 방안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안 후보는 사업주가 불법 파업에 대항해 기업을 보호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고만 했다. 박 교수는 “확실한 플랜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 후보의 공약에 노동시장 이중구조나 소득 격차 등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박 원장은 “현 정부가 추진했던 이중구조 해소 정책이 실패로 돌아간 상황에서 실용적이면서 현실성 있는 대책이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나 구체적 정책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자리 행정 거버넌스를 일자리 창출에 효과적인 구조로 짜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김 명예교수는 “노동·복지·산업 행정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운영할 것인지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며 “일자리 행정에 대한 비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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