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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월 위기설까지 나오는데 정치·정책은 ‘블랙아웃’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24일 국제 유가(브렌트유 선물)가 2014년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100달러를 찍었다.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150달러를 넘어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며 ‘에너지 슈퍼스파이크(대폭등)’를 경고했다.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반영해 한국은행은 이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0년 만에 3%대(3.1%)로 높여 잡았다. 성장률은 3.0% 전망치를 유지했지만 대내외 여건을 간주할 때 목표 달성이 쉽지 않아 보인다. 외려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의 스태그플레이션(불황 속 물가 급등)과 비슷한 양상을 걱정해야 할 형국이다.

더욱 우려되는 대목은 계속되는 ‘쌍둥이(무역·재정) 적자’다. 무역수지는 2월에도 20일까지 17억 달러 마이너스로 3개월 연속 적자를 눈앞에 뒀다. 한국경제연구원은 2008년 금융 위기 직전과 비교하며 무역 적자에 따른 대외 신인도 하락을 걱정했다. 시장에서 ‘3월 위기설’ ‘4월 위기설’ 등이 흘러나오는 배경을 진지하게 짚어보면서 쓰나미를 막기 위한 방파제를 쌓아야 할 시점이다.

민간에서는 이미 위기 징후가 뚜렷하다. 회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 늘어나는 가운데 자금난에 빠지는 중견 기업도 곧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연 1.5%를 긴축으로 보지 않고 연말 1.75~2% 전망에 대해 “시장의 예상과 차이가 없다”고 말한 것은 ‘부채발(發) 회색 코뿔소’의 충격을 가늠하게 한다.



문제는 폭풍우가 몰려오는데 대선과 정권 이양기에 맞물려 정치·정책의 리더십과 실행 능력이 ‘블랙아웃’으로 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위기의 골이 깊어지는데 정부는 코로나19 손실 보상 등 현금 뿌리기 외에는 이렇다 할 방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속에서 돈 풀기가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드는 격인데도 대선 후보들은 매표에만 매달려 있다. 대선 이후 신구 정권 간 갈등이 유발되면 경제는 더 큰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 정부는 대내외 환경 변화와 기업들의 공급망 차질, 자금난 등을 고려해 시나리오별 비상 종합 대책을 세우고 즉각 행동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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