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우크라이나 무기를 공급하는 등의 새로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27일(현지 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EU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전쟁이 격렬해지고 우크라이나인들이 조국을 위해 용감하게 싸우고 있다"며 "EU는 우크라이나와 침략자인 푸틴의 러시아를 상대로 한 제재에 대한 지지를 한번 더 강화한다"며 "사상 처음으로 EU는 공격을 받고 있는 국가에 무기와 다른 장비 구매, 수송에 자금을 댈 것"이라고 말했다. EU 외교정책을 총괄하는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이날 회원국 외무 장관 화상 회의 뒤 기자회견에서 장관들이 이 같은 지원 방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지원의 재정은 EU의 '유럽 평화 제도'를 통해 조달하게 되며 수 시간 내 발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4억5000만유로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무기 지원에 사용하고, 추가로 5000만유로(약 673억원)는 의료 물자 등 비살상 목적에 사용된다. 보렐 고위대표는 EU의 이번 군사 지원 패키지에는 우크라이나 공군을 위한 전투기 공급 등도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살상 무기 제공에 관여하고 싶지 않은 회원국은 불참하거나 비살상 물자 지원에 참여할 수 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구체적으로 △러시아인들에 대한 EU 영공 폐쇄 △EU에서의 크렘린의 미디어 머신 금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정권 겨냥 등과 같은 세 가지 조치도 발표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러시아 소유, 러시아 등록 또는 러시아가 통제하고 있는 항공기의 금지를 제안할 것"이라며 "이들 항공기는 더는 EU 영토에서 이착륙하거나 비행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 제한에 대해서는 ""국영 러시아 투데이와 스푸트니크는 물론 이들의 자회사들도 더 이상 푸틴의 전쟁을 정당화하고 우리 연합을 분열시키기 위한 거짓말을 퍼뜨리지 못할 것"이라며 "유럽에서 이들의 유독하고 해로운 허위 정보를 금지하기 위한 도구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루카셴코 정권에 대해서는 "이 전쟁의 다른 침략자인 루카셴코 정권을 겨냥할 것이다. 루카셴코 정권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이 악랄한 공격에 연루돼 있다"며 "그들의 가장 중요한 부문에 대해 제한적 조치들을 도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구체적으로 광물 연료에서 담배, 목재, 시멘트, 철강에 이르는 제품과 군민 양용 제품의 수출을 막을 제재를 도입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의 전쟁 노력을 돕는 벨라루스인도 제재하겠다고 덧붙였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번 패키지로 러시아 주요 은행들은 SWIFT 제도에서 제외된다"며 "우리는 러시아 중앙은행이 푸틴의 전쟁에 자금을 대는 것을 막기 위해 중앙은행의 모든 거래를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러시아 올리가르히(oligarch·러시아 신흥재벌, 과두지배세력)들의 자산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EU 집행위와 미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영국, 캐나다 정상들은 성명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 러시아 은행들을 SWIFT 결제망에서 배제하는 추가 제재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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