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유세에는 ①중진 vs 청년 ②40분 vs 20분 ③수도권 vs 영남이라는 차이점이 있었습니다. 엎치락뒤치락 하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략을 펼치는 모습입니다.
①중진 vs 청년
일반적으로 유세에서 후보가 등장하기 전에는 찬조 연설이 진행됩니다. 여기에서도 두 후보간 전략에 차이가 나타났습니다. 지난 15일 선거운동 시작일에 민주당은 당 대표급 출신 중진을, 국민의힘은 2030 청년들을 앞세웠습니다. 당시 민주당에서는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등의 중진 인사들이 호남을 방문해 이 후보를 지원했습니다. 최근 유세에서도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 등 거물급 인사가 이 후보 찬조 연설을 했습니다.
반면 윤 후보는 첫 유세였던 서울 청계천 광장 출정식 1번 순서에 청년들을 배치했습니다. 탈북 청년, 대학생 등이 등장해 2030세대의 입장에서 윤 후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윤 후보의 유세에는 청년들의 찬조 연설이 빠지지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대남’의 지지를 받는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도 적극적으로 유세에 나서며 윤 후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청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국민의힘의 전략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②40분 vs 20분
본격적인 후보의 연설에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이 후보의 연설은 한 번 시작하면 40~50분가량 이어지는 일이 빈번합니다. 평균적으로 약 20~30분간 진행되는 윤 후보의 연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긴 편입니다. 이 후보는 ‘유능한 경제 대통령’을 내세웁니다. 민생 경제를 살리겠다며 이 후보의 주력 정책인 기본소득, 지역화폐 등을 강조합니다. 윤 후보의 연설에서 빠지지 않는 키워드는 ‘정권 교체’입니다.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에 대한 비판과 함께 정권 교체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합니다.
공통점도 있었습니다. 연설 내내 서로를 향한 공세를 퍼붓는다는 점입니다. 이 후보는 지난 22일 인천 유세에서 “인천은 평화가 곧 밥이고 경제인데 그 사람(윤 후보)이 못 알아듣더라”고 말했습니다. 같은 날 윤 후보도 충남 당진 유세에서 “저런 사람(이 후보)을 미는 민주당이 김대중·노무현의 민주당이냐”고 외쳤습니다. 두 후보의 유세에서 상대 후보를 존칭 없이 부르며 강도 높은 비판 발언을 하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③수도권 vs 영남
이 후보는 수도권에, 윤 후보는 영남 지역에 공을 들였습니다. 지난달 15일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이날까지 이 후보가 수도권으로 유세를 간 날은 8일이었습니다. 영남 3일, 호남 2일 등에 비하면 수도권을 월등히 더 많이 찾은 것입니다. 이 후보가 민주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호남보다 수도권에 더 집중한 것은 중도층을 공략하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특히 경기도는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이기도 합니다.
윤 후보는 총 5일로 영남을 가장 자주 찾았습니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영남 지역에서 집토끼를 모으고자 한 것입니다. 윤 후보는 수도권에도 4일을 할애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서울 홍대, 인천 부평 문화의 거리 등 청년의 공간에서 유세를 펼치며 2030세대의 표심을 잡고자 노력했습니다.
오는 4일 후보들의 사전투표 예정지도 비슷하게 갈렸습니다. 이 후보는 대선 후보 사상 처음으로 강원도를 찾아 사전투표에 나섭니다. 부동층이 많은 강원 지역을 공략하는 것입니다. 윤 후보는 부산에서 사전투표를 하며 마지막 결집에 나설 예정입니다. 이후 후보들은 대선 직전까지 유세를 이어갑니다. 부동층 표심을 위해 두 후보 모두 수도권 집중 유세를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어쩌면 막판 유세에 따라 결과가 갈릴지도 모르겠습니다. 두 후보의 유세 전략이 선거 결과에 유의미한 영향을 줬을지 일주일 뒤면 확인하게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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