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3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의 ‘새벽 단일화’를 ‘정치적 야합’으로 규정하고 맹공에 나섰다. 민주당 의원들은 안 후보의 ‘손가락’ 발언까지 인용해가며 두 후보의 단일화를 거칠게 비난했다. 야권 단일화를 ‘정치적 움직임’으로 깎아내려 효과를 반감시키는 한편 지지층을 최대한 결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상호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윤 후보와 안 후보가 단일화를 선언한 직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정이 납득되지 않는 단일화는 효과가 없다”며 “자리 나눠 먹기식 야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단일화나 합당은 과정이 투명해야 하고 지지층에게 달성하고자 하는 미래를 보여줘야 한다”며 “두 후보가 만나 갑자기 담판한 것으로는 설득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광온 선대위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두 후보는 심야 밀실 협상으로 국민을 배신했다”며 “합의문에는 공동정부 운영과 대선 후 합당이라는 모순된 표현이 들어 있다. 국민들을 우습게 아느냐”고 날을 세웠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도 입장문을 내고 “국민들께서 야합과 뒷거래를 걷어내고 미래로 가는 길을 선택해주시리라 믿는다”며 “국민의힘을 위한 정치 교체가 아니라 국민을 위한 정치 교체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한술 더 떠 “야권 단일화를 보니 더욱더 승리에 대한 확신이 든다”고 자신했다. 송 대표는 이날 현장 유세에서 “안 후보 스스로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대통령을) 맡으면 나라를 망친다’고 말했다”며 “본인 말처럼 손가락을 자르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비꼬았다. 안 후보가 지난달 23일 울산에서 “상대방을 떨어뜨리기 위해 무능한 후보를 뽑았다가 1년만 지나면 그 사람 뽑은 손가락을 자르고 싶지 않았느냐”며 “윤 후보를 뽑으면 또 1년 뒤 손가락을 자르고 싶을 것”이라고 연설한 것을 겨냥한 발언이다.
민주당 의원들은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격한 반응을 쏟아내며 지지층에 결집을 주문했다. 안민석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야권 야합은 국민 기만이자 우롱”이라며 “안 후보는 윤 후보를 맹비난하더니 아무런 해명 없이 윤 후보와 손을 잡느냐”고 꼬집었다. 김두관 의원은 “윤 후보가 이길 것 같았으면 권력을 나누는 단일화를 했겠느냐”며 “안 후보를 무릎 꿇린 검찰의 공포 정치를 막자”고 호소했다. 이동학 민주당 최고위원은 “안 후보는 양당제를 깨자더니 낡은 양당제에 흡수됐다”며 “지독한 자기부정”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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