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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실리콘밸리 테크 노동자들은 어디로 갔을까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




<정혜진의 Whynot 실리콘밸리>는 서울경제신문 정혜진 특파원이 ‘Why not' 정신이 가득한 실리콘밸리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다양한 시각을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웰컴 투 더 베이 에어리아(Welcome to the Bay Area)”

제가 실리콘밸리 지역에 처음 왔을 때 가장 많이 들은 말입니다. 환영의 인사인데 쓰이는 맥락이 독특했습니다. 상상을 초월하는 렌트비를 비롯해 갤런당 5달러가 넘는 기름값 등 높은 물가를 체감하는 상황이 있을 때마다 이 말이 들려왔습니다. ‘도전 정신이 넘치는 실리콘밸리에 온 것을 환영한다’라는 말로 쓰이기도 하지만 요새는 ‘높은 물가로 살기 힘든 이 곳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자조의 의미도 많이 담게 됐다고 합니다.

실리콘밸리는 도시의 역동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혀왔습니다. 1848년 골드 러시로 빈 땅에 인구가 유입되면서 1850년 캘리포니아주 지위를 부여받았고 이후 1885년 스탠퍼드 대학교를 중심으로 대학의 연구와 기업의 기술이 활발히 교류되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만들어진 창업 생태계의 첫 결과물이 1939년 창업한 휴렛 팩커드(HP)입니다. 이후 반도체, 소프트웨어, 모바일 기기, 애플리케이션(앱), 웹3 등 당대의 혁신 기술은 모두 이곳을 거쳐 성장과 혁신을 거듭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많은 기업들이 이곳에서 탄생했죠. 하지만 이 같은 이야기가 과거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인구도 2020년 7월부터 지난 해 7월까지 26만명이 순감소 하면서 뉴욕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사람들이 떠났습니다. 이미 2008년부터 2019년까지 실리콘밸리에 근거지를 뒀던 18000여개의 기업이 떠났다고 합니다.

실리콘밸리 생태계의 시조새에 해당하는 HP가 본사를 올 봄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에서 텍사스주 휴스턴으로 옮겨가기로 한 것은 상징적인 사건이 됐습니다. 소프트웨어 업체 오라클도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이전을 발표했고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본사를 텍사스주로 옮기겠다고 했습니다. 이외에도 애플과 구글이 텍사스주에 대규모 캠퍼스를 조성해 직원들을 대대적으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2019년 블라인드가 2768명의 테크 근로자를 대상으로 원격 근무가 가능하다면 사는 지역을 옮길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66%가 그렇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그런데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갑작스럽게 원격 근무 환경이 마련되고 사람들이 이를 실행에 옮기게 됐습니다. 2020년 봄에는 다른 지역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인구가 38% 감소했고 동시에 캘리포니아를 떠나는 이들은 12%가 늘었습니다.

이 기간 기록적인 증가세를 기록한 곳이 텍사스주 오스틴입니다. 이미 지난 1990년대부터 ‘실리콘힐즈’라는 애칭이 있었어요. 지난 10년 간 오스틴시를 놓고 보면 미 전역 인구 증가율의 5배에 달하는 33.7%가 늘었습니다. 이는 텍사스주의 인구 증가율(16.8%)과 비교해도 두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실리콘밸리 사람들은 실리콘힐즈의 어떤 점에 끌렸을까요. 아무래도 경제적 요인을 배제할 수 없겠죠.


  1. 낮은 물가와 소득세, 법인세 0%

  2. 텍사스주와는 다른 오스틴의 문화



실리콘밸리는 어떤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지, 새로운 테크 성지들은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일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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