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맞닥뜨린 팬데믹과 전쟁의 공포 속에서 하나님이 인간에게 보내는 진정한 메시지에 대해 되짚어보는 신앙 서적이 출간됐다. 새 책 ‘이마고 데이(구유니스 지음, Bmk 펴냄)’는 20세기 화가들이 그린 성화(聖畵) 30여 점을 바탕으로 인간의 존재와 삶의 가치에 대해 궁극적인 질문을 던지고 묵상한다.
흔히 성화라고 하면 레오나르도 다빈치·미켈란젤로의 천장화 등을 떠올리겠지만, 이 책에 소개된 성화들은 거룩하고 장엄한 느낌의 성화가 아니다. 인본주의가 무르익고 교회 권력이 약해진 시대에 다시 종교미술을 추구했던 화가의 작품들로 화가 개개인의 신앙이 담겨 있다.
미어터질 것 같은 노아의 방주, 무기력하게 웅크리고 앉아 있는 아브라함, 어두컴컴한 색채에 담긴 조롱받고 고통받는 예수, 의심 가득한 눈으로 예수를 보는 베드로, 해골들 가운데 있는 예수, 하나님과의 약속을 밥 먹듯 잊는 인간을 비웃는 듯 코믹하게 그려진 천사, 볼품없는 식탁 앞에서 감사 기도를 하는 농부들, 어두운 밤 거리에서 아이들과 함께 있는 예수, 환란을 피해 피난 가는 가족 등이 그것들이다. 모두 인간의 삶 한가운데 있는 하나님의 모습을 담았다.
저자는 화가 개개인의 신앙과 구도의 산물인 성화들을 자유롭게 해석하면서 인간 존재와 삶의 가치에 대한 궁극적인 질문을 던지고 신앙 회복과 치유를 간구하고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는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불러온 결과로, 이는 단순한 바이러스의 문제가 아닌 인간의 문제이며 코로나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엄중한 경고라고 말한다. 1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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