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감염된 조리원들이 늘고 있지만 대체 인력을 제때 구하지 못해 급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대체 조리원이 확보되지 않아 일주일 동안 빵이나 떡 등의 대체 급식을 제공하는 초등학교가 많아 부실 급식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3일 서울경제가 서울 초등학교 급식 현황을 확인한 결과 최근 2주간 자치구당 평균 2개 학교가 대체 급식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진구는 4개 초등학교가 도넛·떡 등 대체 급식을 제공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18일까지 1주간 서울 지역 초등학교 467개 중 코로나 확진자로 인해 급식 조리원 결원이 발생한 학교는 237개로 절반에 해당하는 학교가 급식실 인력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대체 인력이 배치되지 않은 곳은 101개였다. 결원이 발생한 학교 10곳 중 4곳이 인력 충원을 하지 못한 셈이다.
조리원을 포함한 교직원 확진자는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달 15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초등학교 교직원 확진자가 총 4950명이며, 이달 1일부터 21일까지 누적 확진자는 총 1만 3773명이다. 교육부는 “교사, 조리원, 청소 노동자 등 근무 형태를 구분해 집계하지 않아 정확한 조리원 확진자 수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인력이 부족한 경우 빵과 떡 등의 메뉴로 대체 급식을 실시하거나 비대면 수업으로 변경해 대응하고 있다. 인력이 부족해도 무리하게 일반 급식을 진행하거나 대체 급식을 제공한다고 해도 업무 강도가 줄지 않아 조리원들은 격무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조리원으로 근무하는 A 씨는 “5명의 조리원 중 3명이 확진돼 700명분의 식사를 2명이 준비했다”며 “대체식으로 변경했음에도 업무가 줄었다고 볼 수 없고 인센티브도 없다”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급식실로부터 근무 제안을 받았으나 거절했다는 B 씨는 “지금 대체 인력으로 투입되면 일이 너무 고될 것 같아 거절했다”고 밝혔다.
부실한 대체 인력 확충 시스템으로 인력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조리원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6월 퇴직했다는 C 씨는 “조리원 대체 인력은 지인을 통해 알음알음으로 구하는 방식”이라며 “코로나에 걸리면 주변에 연락을 돌려 대체 인력을 알아서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 측은 “조리원들이 카톡방을 운영해 대체 인력을 구한다고 공지를 올리거나 아는 사람에게 부탁해 충원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교육 당국의 대응이 안이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급식 분야 인력 결원이 발생할 경우 홈페이지 구인·구직란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교육청 인력 풀은 원래 있었으나 제대로 운영된 적이 없다”며 “교육청과 학교 모두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면서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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