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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의 ESG 강화에..110개 수출기업 '적신호'

정부, ESG 컨설팅 및 인센티브 제공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급망 실사가 법제화될 경우 한국의 관련 110여개 수출기업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부는 이에 대응해 ESG 모의평가와 컨설팅 및 인센티브 등을 제공하는 ESG 리스크 관리 시범사업에 나선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1일 서울 종로구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수출 중소·중견기업 ESG 지원 시범사업’ 착수 회의를 개최하고 EU 공급망 실사 지침의 주요 내용과 대응 방안을 관련 경제단체 등과 논의했다.

유럽에서는 ESG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독일, 네덜란드 등이 환경, 인권 등에 대한 공급망 실사를 법제화했다. 실제 독일은 내년부터 인권·환경 공급망 실사 보고서 작성 및 대외공시를 의무화했다. 3000명 이상을 고용한 독일 내 기업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며 2024년부터는 적용 대상 범위를 1000명 이상 고용 기업으로 늘릴 예정이다.

여기에 지난달 EU의 공급망 실사 지침 최종안이 발표되자 수출기업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EU의 공급망 실사 지침은 기업의 자회사·협력사 등 자사 공급망을 대상으로 한 실사 정책 마련을 비롯해 잠재적 영향 식별, 진단·실사, 부정적 영향 개선 등의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매출액과 근로자 수 등을 기준으로 1그룹과 2그룹으로 나눠 역내·외 기업에 적용한다. EU 공급망 실사 지침안이 추후 이사회와 의회에서 승인되면 EU 회원국은 1∼2년 내에 관련 법률을 제·개정해 공급망 실사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회의에 참석한 생산성본부는 EU 등의 공급망 실사가 발효되면 자동차 부품, 반도체, 제약·바이오, 화장품 산업 등이 가장 먼저 영향권에 들 것으로 전망했다. 무역보험공사는 수출보험을 이용하는 EU 수출 중소·중견기업 중 EU 공급망 실사 지침의 ‘고위험 섹터’에 해당해 잠재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수출기업이 110여개라고 분석했다. EU 공급망 실시 지침의 고위험 섹터에는 섬유, 농업, 광물 자원 채굴 산업의 제조 및 도매무역 등이 포함된다. 무역협회는 노동·환경 관련 생산 비용 상승 등으로 수출기업의 경쟁력 약화를 우려했다. 다만 ESG 실사 준수가 가능한 국가의 기업을 중심으로 EU 공급망이 재편될 경우 사전 대응을 마무리 한 우리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업종별 이니셔티브를 구성해 협력사 ESG 리스크를 공동 관리하는 추세다. 대표 업종별 이니셔티브로는 RBA(전자), 드라이브 서스테이너빌리티(자동차), 리스판서블 스틸(철강), PSCI(바이오·의약) 등이다. 우리 정부도 수출기업의 공급망 ESG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업종별로 차별화된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하는 한편 시범사업에 본격 착수할 예정이다. 정부는 EU, 미국 등 주요국 및 공급망 실사를 도입한 글로벌 기업의 중소·중견 협력사 50∼100개사를 선정해 ESG 수준 관련 모의평가와 공급망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모의평가 우수기업은 수출보험 우대, 해외 마케팅·전시회 참여, 판로 개척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시범사업을 향후 산업단지 등 내수기업으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또 사업 진행 결과를 바탕으로 모의평가 문항을 정립하고 업종별 세부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최남호 산업부 산업정책관은 “ESG 공급망 실사는 국가뿐 아니라 기업이 주도하는 새로운 형태의 수출 장벽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수출기업의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업종별 대응 가이던스’를 마련하고 시범사업 대상 확대를 위해 내년에 정식 사업으로 추진하는 등 관련 예산 확보에도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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