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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공장 늘렸는데 일할 사람 없어…대놓고 韓 EUV 인재 '빼가기'

[심층분석-韓 반도체 인력유출 비상등]

인텔 칩 생산에 40조원 투자 등

인력수요 급증하는데 공급 부족

韓·대만서 선점한 EUV기술 각광

美업체들 관련 전문가 전방위 접촉

국가 차원 기술자 우대 목소리 커져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첨단 기술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극자외선(EUV) 공정 경험이 있는 한국 베테랑 기술 인력도 호시탐탐 노리는 정황도 포착돼 정부가 인력 이동 방지 및 육성책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세계 반도체 시장은 고급 기술 인력의 부족으로 유력 반도체 업체들이 채용에 애를 먹고 있다. 그간 국내에서는 인력 부족을 한국 반도체 생태계만의 고질적인 문제로 여겨왔다. 하지만 주요 반도체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이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세계 최고 반도체 업체인 미국의 인텔도 인력 수급을 어려워하고 있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지난달 23일(현지 시간) 열린 미국 상원 공청회에서 미국의 반도체 인력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타이트한 노동시장 탓에, 고급 반도체 인력을 고용하는 것이 극도로 어렵다(extremely difficult)”고 밝히며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인력 양성 정책을 주문했다. 인텔은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운 반도체 공장을 짓는 오하이오주에 1억 달러(1226억 원)를 투자해 반도체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의 반도체 인력 부족은 급작스러운 칩 생산 인프라 증가에서 기인한다. 40조 원 팹 투자를 발표한 인텔 외에도 삼성전자도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약 20조 원을 들여 최첨단 파운드리를 짓기로 했다. TSMC·마이크론 등 내로라하는 업체들도 수십조 원 규모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반도체 장비사들도 바쁘게 현지 채용을 시작했다. 한 예로 세계에서 EUV 장비를 단독 공급하는 ASML은 테일러시 근처에서 삼성전자 신규 파운드리에 갖춰질 EUV 시스템 관리 인력을 뽑고 있다. ASML 외 유력 장비사들도 신규 반도체 공장 주변에 거점을 만들고 마른 수건을 쥐어짜듯 인력을 채용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특히 첨단 공정인 EUV 기술을 담당할 인력이 상당히 귀한 것으로 전해진다. 첨단 칩 생산량 증가에 따라 EUV 노광 공정 도입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술은 2019년부터 양산 라인에 본격 적용됐기 때문에 실전 경험이 있는 인력이 세계시장에서도 부족한 편이다.

한 반도체 업계의 관계자는 “EUV 기술은 한국·대만에서 먼저 양산이 됐다”며 “미국 인력 시장의 규모가 커 보이지만 당장 실무에 투입할 만한 베테랑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국 반도체 업체들은 미국에 거주 중인 한국인 반도체 전문가, 한국에서 EUV 공정 양산 경험이 있는 전문가를 전방위적으로 접촉하기 시작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전부터 인력 부족을 겪어온 국내 회사들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그나마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칩 회사의 상황은 나은 편으로 알려진다. 국내 장비사의 경우 처우가 나은 칩 회사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가 빈번해지면서 임금 인상 등을 결정해 인력 붙잡기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세계 반도체 생태계의 인력 부족 현상에 대비해 국가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내 반도체 인력의 수요 증가와 세계 각국으로의 인력 이동 등을 고려해 정부의 적극적인 인력 육성 방안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최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반도체 특별법’의 경우 구체적인 반도체 인력 육성 방안이 누락돼 있어 업계의 고충을 반영하지 못했다”며 “고급 인력이 새로운 반도체 기술 격차를 만드는 만큼 제도 개선으로 인력 확보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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