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송곳 검증을 예고했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노무현 정부 때 국무총리를 지낸 점을 고려해 거친 발언은 자제하면서도 “올드보이”라고 지칭하는 등 신경전도 동시에 펼치는 분위기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4일 라디오방송(YTN)에 출연해 "바지총리, 대독총리가 아닌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덕수 내정자에 대해 "무색무취한 관리형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최악을 면하고자 하는 올드보이의 귀환 아니냐는 평들도 많다"고 전했다. 이어 "(윤석열 당선인이)집무실 용산 이전을 비롯해서 국민 바람과는 거꾸로 가는 일방 주도형 모습을 보이다 보니 관리형을 임명한 거 아닌가 싶다"며 국면 물타기용 인사라고 평가절하했다.
김 의원은 "머리를 빌리는 것이 아니고 몸만 빌리는 거 아니냐, 책임총리와는 반대되는 바지총리 우려도 있다"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이끌어갈 초대 국무총리 행정부 수장이기에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선언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한덕수 후보자에 대해 "역대 정부에서 가졌던 이력은 중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부산시당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국민들 관심은 과거가 아닌 미래"라며 "즉시 인사청문 TF를 구성해 검증 원칙과 기준을 마련하고, 청문위원 구성 등 철저한 검증 준비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호남 출신에 노무현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내는 등 한 후보자가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에 선을 그은 것이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당선인은 인사검증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한 후보 지명에서도 인사검증 기준을 밝히지 않았다"며 "총리 후보 뿐 아니라 이후 지명될 국무위원도 문재인 정부가 지정한 인사검증 7대 기준은 기본 중 기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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