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공장은 ‘공정 자동화’ 개념을 넘어 ‘디지털화·연결화’를 통한 지능형 공장을 지향한다. 미국(첨단제조파트너십)과 독일(인더스트리4.0) 등을 중심으로 세계는 제조 혁신 생태계 조성에 나서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스마트공장 보급을 시작해 올해까지 3만 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스마트공장은 먼저 기초 단계인 생산 정보 디지털화로 시작해 실시간 모니터링, 자동 제어 단계를 거쳐 최종적으로는 전 제조 과정이 하나로 연결되는 고도화 단계로 발전한다. 지난해까지 2만 5000개 이상의 스마트공장이 보급됐고, 중소벤처기업부는 그동안의 저변 확대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는 질적 고도화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스마트공장이 구축된 제조 현장에서 핵심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데이터’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공장 지원 실무를 전담하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은 중소벤처기업이 제조 데이터를 저장·분석·활용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제조 플랫폼인 ‘KAMP’를 구축했다. 제조 현장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KAMP에 모아 분석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데이터셋을 제공하고, 솔루션 스토어 구축을 통해 거래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로써 스마트공장에서 생성되는 제조 데이터가 기업의 자산이 되고, 거래로 연결되는 ‘마이 제조 데이터’ 시대로 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들을 올해 신규로 지원하는 ‘스마트제조혁신 기술개발’ 사업과도 연계해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제조 데이터의 ‘표준화’ 노력도 중요하다. 데이터 거래에 필요한 표준화 선점을 위해 지난해 ‘가이아엑스(Gaia-X) 프로젝트’에 참여해 데이터 상호 연계에 필요한 규칙 등 국제 표준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동참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이 모여 ‘제조 데이터 주권’ 시대로 가는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지원 방식도 개별 기업 단위의 지원을 넘어 공급 사슬 단위의 생태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가치 사슬로 연결된 스마트공장을 ‘디지털 클러스터’로 묶어 공동 자재 관리, 생산, 유통, 마케팅 등 다양한 협업 비즈니스 모델이 나오고 사업화도 촉진할 수 있다.
태권도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바로 유단자처럼 될 수 없듯이 스마트공장 도입 초기 기업은 단계별로 성장해간다.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도입이 디지털 전환의 전부는 아니지만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핵심적인 수단이다. 3만 개에 달하는 스마트공장 구축을 통해 축적된 제조 데이터가 세계적인 경쟁력이 될 것이고 향후 ‘환경·에너지·안전’ 분야로 확장된 개념의 가칭 ‘스마트공장 2.0’ 시대도 생각해볼 수 있다. 스마트공장 공급기업들이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활용해 수출 산업화를 견인하고 세계시장에서도 활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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