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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마켓 '수수료 공짜' 시대 열리나…구글·애플에 직접 칼겨눈 방통위

인앱결제법 유권해석 "現정책 위법소지"

아웃링크 결제 허용하라고 길 열어준 것

앱 외부 결제 적용시 앱 마켓 수수료 '0'

국내 업계 "사업 불확실성 해소돼" 환영

사기업 비즈니스 모델 규제 선례 우려도

"UI·UX 개악"…실제 쓰는 앱은 얼마나?





국내에서 개발사들이 수수료 없이 앱 마켓을 이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전 세계 최초로 앱 마켓 결제 정책을 규제하는 법이 통과된 데 이어 정부가 구체적인 해석 지침까지 마련한 데 따른 것이다. 그동안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앱 마켓의 수수료 부담이 과하다고 주장한 국내 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사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에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한 선례를 남겼다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방통위 “구글·애플 아웃링크 막을시 위법성 확인할 것”=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5일 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이른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과 관련해 구글이 ‘아웃링크’ 결제를 허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유권해석을 내놨다. 구글은 당초 아웃링크 결제 등 구글 정책에 반하는 행위를 하는 앱에 대해서 업데이트 차단, 삭제 조치를 내릴 계획이었지만 방통위가 이러한 구글 방침이 인앱결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판단 내리며 제동을 걸었다. 방통위는 “아웃링크 결제에 불이익을 줌으로써 특정 결제방식을 강제하는 행위가 발생할 경우 실태점검·사실조사를 통해 위법 여부를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앱 결제는 구글에서 허용한 앱 내 △구글 결제와 △개발사 결제(3자 결제), 구글이 금지하는 △앱 바깥 아웃링크 결제 등 세 가지로 나뉜다. 아웃링크 결제는 ‘앱 외부 홈페이지에서 결제하라’고 안내하거나 아예 별도 링크를 제시해 클릭 후 웹 상에서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방식이다. 앱 개발사는 아웃링크 결제를 쓰면 앱 마켓 사업자에게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네이버, 카카오(035720) 등 국내 주요 개발사 가운데 아직까지 아웃링크 결제 방식을 적용한 곳은 없지만 이번 유권해석 이후 새롭게 도입하는 곳이 생겨날 가능성이 커졌다.

◇비싼 수수료에 뿔난 국내업계 “인앱결제법 우회 막혔다” 환영=국내 정보기술(IT) 업계는 방통위 유권해석으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며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법·시행령만으로는 외부링크 결제가 허용되는지 아닌지 불명확했다”며 “앞으로 개발사들이 앱 마켓의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인앱결제법을 우회하려는 구글의 시도가 막힌 셈”이라며 “정부·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준 덕분이다”고 반겼다.



국내 업계는 그동안 앱 마켓 결제 수수료 부담이 지나치다는 이유를 들어 아웃링크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구글 결제는 거래 규모나 결제 형태, 지원 프로그램 적용 여부에 따라 최저 10%에서 최고 30%까지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개발자 결제는 이보다 4%포인트(p) 낮은 6~26%다. 구글은 개발사들이 자체 결제 방식을 운영하는 데 따른 비용 부담을 고려해 4%p 낮춘 것이었지만 막상 국내 업체들은 결제대행(PG)사에 내는 수수료 등을 감안하면 구글 결제를 쓰라는 말과 다름 없다고 반발했다. 예컨대 개발사 결제를 적용하면 구글에 26%, PG사에 6~7% 수수료를 내 총 수수료율은 30%가 넘어 결과적으로 개발사 결제를 안 쓰느니만 못하게 된다는 논리였다.



◇“앱마켓 사업모델 가로막는 규제”…플랫폼 업계 부메랑 우려도=일각에서는 방통위 유권해석이 불러올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원래 인앱결제 논란은 결제방식의 선택권을 줘야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됐다. 이에 구글·애플이 3자결제 허용이라는 절충점을 제시했지만, 국내 업계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자 ‘외부링크 허용’이라는 ‘옥상옥’ 규제까지 내놓게 된 것이다. 사후규제가 주목적인 방통위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사안에 대해 미리 칼을 빼들고 유권해석을 내린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결국 앱 마켓 사업자의 돈 버는 방식을 국가에서 이래라 저래라 간섭한 것”이라며 “앞으로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수수료 기반 비즈니스를 하는 플랫폼 업체들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까 걱정된다”고 했다. 플랫폼 업체가 서비스 대가로 거두는 수익 자체를 막는 것은 시장논리에서 위험한 접근이라는 주장이다. 앱 마켓을 운영하는 데는 보안, 서버 관리 등 각종 비용이 들고 개발사들은 앱 홍보·마케팅, 글로벌 진출 등의 효용을 누린다. 한 IT전문 변호사는 “애시당초 국회 입법과 정부 시행령이 충분한 검토없이 만들어져 지금의 혼란은 예견된 일이었다”며 “특히 유권해석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정부기관의 의견일 뿐이기 때문에 앞으로 소송전으로도 번질 위험이 크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은 꼴”이라고 지적했다.

개발사들이 실제 수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해 외부링크를 적용할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개발사는 어떻게 해야 이용자들이 보다 직관적이고 간편하게 결제를 할 수 있을지 최우선으로 고민한다”라며 “그런데 외부링크 결제를 적용하면 새로 띄운 웹에서 별도로 로그인을 하는 등 번거로운 절차가 추가되기 때문에 이용자 환경·경험(UI·UX) 측면에서 개악으로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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