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24)가 ‘명인열전’ 셋째 날 4타를 잃다 5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하며 상위권을 지켰다.
임성재는 10일(한국 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계속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3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중간 합계 4언더파 212타를 기록한 그는 선두 스코티 셰플러(미국·9언더파)에 5타 뒤진 단독 3위에서 최종 라운드를 맞게 됐다. 첫날 선두에 나섰던 임성재는 공동 2위였던 2라운드보다 순위가 한 계단 내려갔지만 1위와의 거리를 그대로 유지하며 대회 한국인 첫 우승의 꿈을 이어갔다. 4타를 줄이며 2위로 올라선 캐머런 스미스(호주·6언더파)와는 2타 차이다.
이날 임성재는 6번 홀까지 4타를 잃어 선두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1번 홀(파4) 더블 보기로 출발이 좋지 않았다. 두 번째 샷을 그린 뒤로 넘긴 그는 세 번째 샷이 짧아 4타 만에 그린을 밟은 뒤 1m 남짓한 보기 퍼트마저 놓치고 말았다. 5번(파4)과 6번 홀(파3)에서는 연속으로 3퍼트 보기를 적어냈다.
하지만 임성재는 무너지지 않고 경기 흐름을 다잡았다. 8번 홀(파5) 2.5m 버디로 분위기를 바꾼 그는 10번(파4)과 12번 홀(파3)에서 1타씩을 더 줄였다. 15번 홀(파5)에서는 환상적인 버디로 큰 함성을 이끌어냈다. 세 번째 샷이 약간 길었으나 그린 가장자리에서 퍼터로 친 볼이 경사를 타고 그림처럼 오른쪽으로 휘어져 홀 속으로 떨어졌다.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임성재지만 오른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기뻐했다. 잃었던 타수를 전부 만회한 그는 17번 홀(파4)에서 4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기어코 언더파 스코어를 만들었다. 임성재는 “이븐파만 해도 성공이라는 생각으로 버텼다”면서 “최종 라운드에서는 우승 욕심을 내기보다는 내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1타를 줄인 세계 랭킹 1위인 셰플러는 이틀째 선두를 지켜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샬 슈워츨(남아공)과 셰인 라우리(아일랜드)가 공동 4위(2언더파)에 자리했다.
김시우(27)는 3오버파 공동 18위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마스터스에서 93라운드를 치르는 동안 최악의 스코어인 6오버파 78타를 적어내 공동 41위(7오버파)에 처졌다. 3퍼트를 네 차례나 범한 우즈는 “1·2라운드에 비해 샷은 더 좋아졌지만 퍼트를 1000번은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마스터스 총상금은 1500만 달러(약 182억 원)로 정해졌다. 이는 지난해 1150만 달러보다 350만 달러 늘어난 역대 최다 금액이다. 우승 상금은 270만 달러(약 33억 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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